다락방에서 나와 계단을 내려가면 아래층 부분에 다윗왕의 무덤(기념묘)이 있다.
그러나 다윗왕이 성경(왕상2:10)에 다윗성에 장사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는 점과 다윗성은 시온산의 반대편, 즉 예루살렘의 동편지역임을 생각할 때 시온산에 있는 다윗왕의 무덤은 실제 무덤이 아니라 기념묘이다.

(왕상 :10) 다윗이 그 열조와 함께 누워 자서 다윗성에 장사되니



이스라엘의 역사에는 모두 41명의 왕이 등장한다.
그런데 어느 왕의 무덤도 그 위치를 알 수 없다.
이것은 구약시대 이스라엘 주변 나라들과 크게 대조되는 점이다. 예컨대 고대 이집트에서는 왕의 무덤을 어마어마하게 만들었다. 이집트 문명을 상징하는 피라미드도 결국 왕의 무덤이다. 이에 비해서 이스라엘 왕들의 무덤은 어디에 있는지 그 위치를 전혀 알 수 없다.
사치와 영화의 극을 누렸던 솔로몬 왕의 무덤도 알 수 없고, 모세의 무덤도 알 수 없다. 아무리 위대한 인물이라 해도 죽은 후에 무덤을 거대하게 만들어 인간을 영웅화할 수 없다는 이스라엘의 신앙때문이다.

다윗왕의 무덤도 그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1172년 랍비인 벤야민이 예루살렘을 방문했을 때 시온산에 기념묘를 만들어 그를 기념하는 전승이 생겨난 것이다.
해마다 유대인들이 와서 기도하는데, 다윗왕이 죽었다고 전해지는 오순절 때 많은 인파가 몰려 유대인들에게는 통곡의 벽에 버금가는 성지가 되었다

무덤돌은 부드러운 천으로 덮여 있으며 그 위에는 유대인 대학살 때 파괴되었던 유대인 공동체 회당에 가져온 율법족장들의 은면류관(토라관)이 있다. 천으로 덮여 있는 무덤돌은 고딕 양식으로 아칸더스 잎으로 둘러 싸인 백합꽃이 새겨져 있으며 아직도 기념묘 뒤쪽 벽은 주후 614년에 페르시아에 의해 방화된 흔적이 검게 그을린 채로 남아 있다.
1859년 무덤 아래쪽으로 굴로 통하는 입구가 발견되었는데 이것이 다윗왕의 무덤이 이곳에 있다는 전승의 근거를 입증하는 것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