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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6

기독교 전통에서 유물은 오랫동안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유물(relics)의 어원은 라틴어로 렐리크베레(reliquere),곧 '뒤에 남긴다.'는 뜻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그가 개인적으로 소장하던 물건드른 중요하게 여겨진다. 우리는 카타콤에서 죽은 자의 시신이 얼마나 존경을 받았었는지 잘 알고 있다. 이곳들이 순교자들을 기념하는 순례의 장소가 되자 방문객들은 조그만 기념품을 갖고자 하였다.

그리고 이런 기념품들을 집에 있는 친척들에게 갖다 주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미신적인 시대에 그와 같은 물건들은 부적의 상아를 정교하게 깎아서 상자를 만들고, 그안에 성지를 방문하면서 수집한 여러 가지 기념품들을 보관하였다. 중세에는 유물 숭배와 미신을 구분할 수 없었다. 교회는 서로 자신들이 유물을 더 많이 갖고 있다고 다툴 지경이었다. 콜로뉴를 방문하면 동방 박사 세 사람의 유물을 볼 수 있었고, 로마 교회에서는 어린 예수가 누웠던 구유를 경배할수도 있었다. 11,12세기 십자군 운동 기간 동안 유물에 대한 경탄이 쏟아져 나왔다. 십자군들이 유럽으로 돌아올 때 그들은 유물을 전리품처럼 가지고 왔다.

그중 몇개가 진짜였는가를 알 수 없지만 진짜는 정작 얼마 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과장된 숭배는 필연적으로 남용되기 마련이었다. 16세기 종교 개혁자들이 반대했던 일 중 하나는 이전 5세기 동안에 벌어진 명백한 위조 행위였다. 루터는 예수가 달리셨던 진짜 십자가라고 주장하는 나무들을 다 모으면 배 한척을 건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투덜거렸다. 이콘이 훨씬 중요시되었던 동방에서는 유물이 대중화될 수 없었다.


▶ 12세기의 유물 상자


유물 상자는 성인들의 유물을 보관하는 상자였는데, 예를 들면 성인이나 그리스도의 뼈나 그와 연관된 물건들을 보관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행렬할 때 유물 상자를 들고 다니기도 하였고 유물 상자 때문에 순례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유물 상자는 그 크니 모양이 다양했고, 대개의 경우 비싼 금속으로 만들고 장식을 많이 달았다. 위의 유물 상자는 12세기의 토머스 베케트 주교의 살인을 그리고 있는데, 안에 순교자의 뼈가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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