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27
6호선 합정역 7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앞쪽으로 외국인선교사묘원으로 향하는 표지판을 찾을 수 있다. 골목 초입에는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과 절두산 천주교 순교성지에 대한 커다란 안내도가 있으니 참고하고 들어가는 것도 좋을 듯.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은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우리 민족을 위해 일생을 바친 외국인 선교사와 그 가족 등이 안장되어 있는 곳이다. 정문에 보이는 여러 개의 깃발은 현재 묘원에 안장된 선교사들의 고향 국기라고 한다.
최초로 안장된 선교사는 '헤론(Heron, John W.)' 선교사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제중원에서 알렌 선교사와 언더우드 선교사와 함께 봉사했던 헤론 선교사는 본국에서 수재 의학도로서의 보장된 삶을 포기하고 한국에 선교사로 파송되어 많은 조선의 환자들을 돌보다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 한국 감리교의 초석을 놓은 아펜젤러 선교사는 배재학당을 세워 독립협회 의 서재필, 윤치호 등을 강사로 초빙하며 민족주의와 독립정신 고취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또한 배재학당 내에 설립한 삼문출판사는 기독교 책자들과 독립신문을 인쇄하며 복음과 독립 정신 전파에도 힘썼다. 아펜젤러 선교사의 자녀들도 대를 이어 교육선교사에 힘썼으며, 현재 양화진에 함께 잠들어 있다.
성령대부흥운동의 불씨를 일으킨 하디 선교사의 두 딸 도 양화진에 잠들어 있다. 하디 선교사는 중국 감리교회 화이트 선교사를 초청하여 사경회를 열던 중 자신의 교만을 공개적으로 회개함으로써 많은 한국의 그리스도인에게 감동을 주었고 회개운동은 1907년 평양 성령대부흥운동까지 이어졌다. 한국에서 태어난 지 하루만에 잃은 셋째 딸 마리와
6세에 죽은 넷째 딸 마거릿은 양화진에 안장되었고, 두 딸의 묘비 위에는 하디 선교사의 영적대각성운동 기념비가 함께 하고 있다.
특별히 언더우드 선교사는 결혼 후 신혼여행 대신 전도여행을 선택했을 정도로 선교에 대한 열망이 뛰어났고, 미국에서 보낸 안식년 기간에도 후배 선교사들을 한국으로 데려오는 등 한국의 복음화에 앞장선 인물이었다. 최초의 한국 장로교인 새문안교회의 설립자이자 연세대학교의 전신인 조선기독교대학의 초대 학장을 맡았고, 성경번역 뿐 아니라 한국에 오는 선교사들을 위한 사전과 문법서까지 출간했던 언더우드 선교사의 가족묘에는 4대에 걸쳐 7명의 가족이 잠들어 있다.
이 외에도 고종의 특사로 파견 되었던 호머 헐버트 선교사, 오지에 복음을 전하기에 힘쓴 웰본 선교사 가족, 평양 숭실대 학을 설립하고 성경 번역에 힘쓴 베어드 선교사 등 수많은 선교 사들이 이 곳에 잠들어 있다. 각 묘비마다 선교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기록되어 있고, 좀 더 자세한 해설을 원하는 분들을 위한 무료안내도 진행하고 있으 니 홈페이지에서 예약하고 관람 해 보자.
운영을 맡고 있는 100주년 기념교회의 해설을 듣다 보면 한국전쟁 당시 양화진에서 대치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총알 자국으로 깨지고 상한 비석들을 보면 가슴 아픈 전쟁 당시의 상황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
양화진선교사묘원 내에 위치한 ‘양화진 홀’ 에서는 상설전시, 기획전시 등이 열리고 있다. 현재는 기획 전시 ‘한글, 성경을 만나다’ 와 특별 전시인 ‘로제타 홀, 그리고 일기’를 만날 수 있다. 전시 일정은 홈페이지에 올라오고 있으니 참고하자.
우리가 지금 하나님을 알고 믿는 것은 알지 못하는 먼 나라의 백성을 구원하고자 하는 하나님의 뜻에 응답하여 먼 곳을 한 달음에 달려와 준, 고마운 믿음의 선진들이 있었 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리에게 진정한 자유를 안겨 주기 위하여 목숨 바친 분들이 잠든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은 시간을 내어 잠시 들러보기에 충분히 의미 있는 장소가 아닐까 한다.
글, 사진_에메트 인터넷 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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