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31
느헤미야, 52일만에 성벽 재건하기
그리고 우리들은 5주만에 뮤지컬 완성하기!
대성회 이튿날 밤, 청년 1부 헵시바 선교회의 뮤지컬이 <느헤미야의 52일> 제목 아래 무사히 마쳐졌습니다. 5주라는 유난히 짧았던 준비기간은 그들이 준비한 느헤미야의 52일 성벽 재건기를 그대로 연상 시키는 것 같습니다.
올 여름을 가장 뜨겁게 보냈을 뮤지컬의 주역 3인을 만나보았습니다.
"군대 전역한 기분이에요(웃음)."
총연출 07또래 이영재
(현 헵시바 디렉터장)
뮤지컬을 마친 소감이 어떤가요?
영혼을 내려놓은 느낌입니다(웃음). 마치 군대 다녀온 사람만 느낄 수 있는 기분이에요. 전역만 바라보고 꿈꿔왔는데 막상 전역하니 별거 아닌... 이것만 끝나면 다 될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수련회는 계속 진행되고 있구요. 아니, 일단 무사히 끝났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감사합니다.
느헤미야의 대략적 줄거리 설명 부탁 드리겠습니다.
바벨론 포로 3차 귀환 때 느헤미야가 이스라엘 백성을 데려올 당시의 이야기 입니다. 그 때 성벽이 무너졌는데 느헤미야가 고심하면서 기도하다가 왕한테 간청을 해서 성벽을 재건하게 되요. 그런데 중요한건 성벽재건은 52일만에 끝났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이 생각보다 더 크게 타락을 한 상태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느헤미야는 개혁을 단행하고 족보에 없는 이방인들을 쫓아내고 마지막에는 에스라와 함께 율법을 읽어줍니다. 그래서 결국 유대인들은 탄식하고 회개하며 말씀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는 내용이에요.
연출이라는 중한 임무로 힘든일이 많았을 것 같아요.
일주일을 거의 교회에서 보내고, 집에도 자주 못 들어가고 취침시간은 새벽 4시. 촉박한 시간으로 인해 막막했었어요.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끝나고 나니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 있었나요?
네. 정말 많은 분들을 보내 주셨어요. 헵시바 외에서도 청년2부 그루터기 이은명(86)누나나, 장승국 장로님이 오셔서 노래도 가르쳐 주시고, 동선도 맞춰주시고 하시니 일취월장 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소품팀장 김형주 헵시바(06)가 칼 만드는 건 거의 장인 수준이었구요(웃음). 조은진 헵시바(10)는 무리하게 요구했는데도 노래들을 많이 작곡해 주었구요. 신다애 헵시바(12)는 군무를 지도해 주었고 조아라 헵시바(10)는 제일 스트레스 많이 받는 연락 담당을 해주었어요. 배경을 그려준 김지은 헵시바(09), 영상 만들어준 천지현 헵시바(10) 등 사람들이 울기도 많이 울면서 열심히 도와 주었습니다. 그 사람들 없었으면 완성되지 않았을 거에요.
또 어떤 은혜를 체험하셨나요?
감사한 것은 뮤지컬 할 때는 짜증이나 분란, 갈등이 많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그런 것들이 없었어요. 아이들이 힘들어서 운 것 빼고는 없었습니다. 처음 연출 시작하면서부터 후반부 가면 갈등이 심할거다 짜증내지 말고 하자 했는데 거의 그렇게 되었습니다. 힘들기도 했지만 감사를 많이느꼈던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느헤미야라고?"
-조연 오대봉, 주인공 된 사연-
느헤미야 역 10또래 오대봉
(현 헵시바 예배총무)
뮤지컬을 마치고 난 소감이 궁금합니다.
그냥 일단은 홀가분합니다. 그동안 주인공 역할을 맡아서 부담감이 컸는데 끝나고나니까 홀가분하고 후련합니다.
어떻게 주인공으로 발탁되게 되신건가요?
원래 저는 산발락 역이었는데 주인공이었던 선배가 성대결절이 생기는 바람에 제가 느헤미야가 됐어요.
그런데 제가 많은 사람들 중에 주인공 역으로 대체된 것은 하나님께서 뭔가 계획하신 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사실 전 주인공이 될 만한 그릇이 아닐 뿐더러 더욱이 교회에 제대로 나오기 시작한 것이 1년밖에 안 된 새신자 거든요. 그래서 더 하나님이 저를 큰 무대에 부르신 것 같아요. 새친구로 온 제가 많은 성도들에게 진심을 담아서 느헤미야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가슴 벅차고 감사했습니다.
주인공을 연기하면서 느헤미야에 대해 상고해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을 것 같습니다. 느헤미야는 어떤 인물이었나요?
느헤미야는 조국을 사랑하는 지도자였고, 무엇보다 믿음이 투철한 자였어요. 하나님의 언약성취를 위해서 자기 한몸을 희생할 수 있는 인물이었죠. 아닥사스다왕의 신임을 얻고 있을 당시 느헤미야의 직분은 술맡은 관원이었는데 그러한 신분으로 자신을 이스라엘의 총독으로 보내달라고 말을 꺼낸다는 것은 죽임을 당할만한 일이었다고 해요. 그러니 이스라엘의 총독으로 보내달라는 말은 그냥 꺼낸 말이 아니라 이스라엘을 구해내기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꺼낸 말이었던 거죠. 믿음으로 담대히 나아가는 느헤미야의 모습이 잘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뮤지컬을 하고 난 뒤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전 성격도 그런 큰 무대를 감당할 만한 성격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헵시바에 정착하는 1년동안 새친구 환영회, 꽁트, 광고, 사회자 같은 일들을 많이 하게 되면서 익숙해지게 되었거든요. 이제보니 이렇게 쓰시려고 중간에 예비하셨던 것 같아요.
느헤미야 역을 맡으면서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근무 시간에도 혼날 각오로 대본외우고 옥상가서 연습하기도 했는데 그런 것들을 뮤지컬 당시에 많이 갚아주신 것 같아요. 아버지가 교회 다니지 않으시는데 제가 주인공 한다니까 보러 와주셨어요. 정말 자랑스러워해 주셨고 부모님께 효도한번 해드린 적 없는데 효도해 드린 것 같아서 좋아요. 삶에 있어서 정말 중요하고 좋은 추억을 만든 것 같고 이런 기회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주연보다 빛나는 열정
-내 역할은 '유대인 9'-
유대인9 12또래 신세희 헵시바
뮤지컬을 마치고 난 소감이 어때요?
후련할 줄 알았는데 섭섭하더라구요. 특히 저는 부모님이 교회를 안다니시고 동생들도 학교 때문에 못 와서, 다른 친구들은 끝나고 가족들과 사진찍는데 전 그런게 없었거든요. 서운하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하면서 드디어 끝났구나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맡은 역할이 ‘유대인9'였는데 적은 비중에 실망스럽거나 서운한 마음이 들지는 않았나요?
아뇨. 정말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헵시바에서 뮤지컬 계획을 세우고 인원을 모집하고 있을 당시에 저는 집안 사정이 안좋고 해서 아르바이트 할 생각으로 뮤지컬을 체념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친구들이 오디션도 보고 한주한주 뮤지컬로 모이는 인원이 많아지는 걸 보면서 부러웠는데 마지막으로 기회가 온 것이 뮤지컬 오티 때였어요. 그 때 참석해서 너무 하고 싶길래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그래서 느헤미야의 마지막 등장인물인 ‘유대인9’가 된거죠(웃음). 솔직히 너무 감사했어요. 엑스트라라도 하고 싶었는데 사실 저는 군무도 해야하고 노래 부분도 조금이지만 있었거든요. 산발랏 여인들은 정말 춤만 추고 들어가는데 그 친구들에 비하면 저는 많이 하는 편이었구요. 주인공들 배경으로 연기하는 유대인이었지만 저는 그냥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그냥 뒤에 있는 유대인 중에 한명으로 보이겠지만 사실 그 유대인들이 나름대로 다 컨셉이 있어요. 제 컨셉은 엄마 아빠가 포로로 끌려가서 제 눈앞에서 돌아가시고 중간에 끌려가다가 다리를 다친 컨셉이었습니다(웃음).
작은 역할인데도 가장 열심히 하는 한명이라고 들어서 인터뷰 하게 됐어요. 그 모습이 정말로 예쁘게 느껴집니다. 연습할 때는 어땠어요?
작은 역할이라도 재밌게 하면 나름대로 되더라구요. 나는 연기를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연기를 하다보니 몰입이 되어 빠져들었어요. 노인 역할의 박호일 헵시바가 죽는 연기를 너무 잘해줘서 정말 슬퍼서 눈물이 났어요. 노래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리허설 때마다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서 음악감독님께 빼달라고 할까 고민도 했었지만 여주에서 행주질하면서(웃음) 틈틈이 연습하다보니 무대에서 정말 성공적으로 잘 마칠 수 있었어요. 정말 감사한 체험이었습니다.
뮤지컬을 하면서 체험한 또 다른 은혜가 있나요?
부모님이 교회 안다니시는데 매일 밤 12시 다되서 들어오고 철야까지 하니, “방학인데 뮤지컬만 할꺼냐” 하시면서 많이 걱정하셨어요. 그런데 마침 오늘 연락을 받았는데요. 제가 이번학기에 수석으로 장학금을 받게 됐어요! 이제 부모님께도 부끄럽지 않고, 뮤지컬하면서 기도 많이 했더니 하나님께서 도와주신 것 같아요.
연습기간 동안 똑같은 대사를 계속해서 반복해요. 그러니 힘들어서 멍하니 앉아있을 대도 있는데, 사실 그런 시간까지도 하나님께 봉사하는 시간이고 하나님께 쓴 시간은 다 상급으로 주시잖아요. 이번 기회를 통해서 느낀 것이 많아요.
또 이번 뮤지컬 5주 준비기간은 52일만에 성벽재건을 한것과 같은 거였어요. 시간이 너무 부족했고 기초도 없는 저희들이 이렇게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이 도우셨기 때문인 것 같아요. 52일 성벽재건의 내용이 정말 많이 와 닿았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이제 다시 하기 싫다는데 전 내년에 하면 또 하고 싶어요(웃음).
스물, 스물둘, 그리고 스물다섯.
이번 뮤지컬 인터뷰에 응해준 배우들과 연출자의 나이입니다.
이제는 5주간의 연습과정을 담담하게 말할 수 있지만, 사실 그 5주라는 기간동안에 그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했고, 또 얼마나 자신의 나약함에 괴로워 했을지는 오직 하나님만 알고 계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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