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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5

미켈란젤로(Michelangelo Buonarroti: 1475-1564)는 13살에 스승 도메니코 기를란다이오(Domenico Ghirlandaio: 1449-94)의 공방에서 3년간의 수습 기간을 보냈다.
소년 미켈란젤로는 그의 공방에서 작업에 필요한 모든 기술적인 트릭과 프레스코 벽화를 그리는 기법 및 소묘의 철저한 기초를 모두 배웠다. 그는 아름다운 인체를 표현하는 비법을 깨닫고자 시체를 직접 해부하고 모델을 보고 직접 소묘하며 인체해부학을 연구하였다.


그의 집중력과 기억력은 탁월하였으므로 어려운 자세나 운동을 모두 표현하게 되었다.
곧 이 젊은 미술가가 고대의 유명한 거장들에 필적하거나 능가한다는 소문이 퍼졌고, 결국 그는 30살에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 필적하는 당대의 가장 뛰어난 거장으로 인정받게 된다.
당시의 교황 율리우스 2세는 미켈란젤로에게 바티칸에 있는 시스티나 예배당(Sistina Chpel)의 궁륭형 천장에 그림을 그려달라고 주문하였다. 물론 이 예배당 벽면에는 전대(前代)의 유명한 화가들(보티첼리, 기를란다이오 등)의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었다.1) 



하지만 미켈란젤로는 이 영광스러운 주문을 받지 않으려고 무척 애를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황의 간곡하고 간교한 설득에 미켈란젤로는 어쩔 수 없이 12사도를 그리는 간단한 설계를 하고 조수를 고용하였다.
그러다가 그는 갑자기 예배당에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는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작업을 하기 시작하였다.
이것이 바로 이제 소개하고자 하는 <천지창조>(시스티나 예배당 천장화의 부분)인 것이다.

이 천장화는 미켈란젤로가 4년간의 고독한 작업 끝에(1508년-1512년) 이룩해놓은 것으로  이 그림을 보면 어떻게 한 개인이 그만한 것을 성취할 수 있었는지 이해하기 힘들 정도이다.
이 거대한 프레스코를 그리고 이 장면들의 세부를 준비하고 스케치한 뒤에 그것을 벽면에 전시하는 데 요구되는 단순한 육체적인 노력도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거대한 공간에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이뤄낸 육체적인 노력도 그의 지적인, 예술적인 업적과 비교해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미켈란젤로가 후대를 위해서 제시해준 새롭고 풍요로운 착상들, 그리고 모든 세부를 묘사하는 정확한 솜씨와 그 비전의 장대함은 인류에게 천재의 능력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심어주었다. 이 천장 양쪽 끝에는 메시아의 출현을 예언하는 구약성서의 예언자들과 무녀들의(이교도들에게 예수의 재림을 예언했다고 전해지는) 거대한 모습이 그려져 있다.2) 이들 예언자들과 무녀들은 깊은 사색에 잠겨있거나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형상의 남녀의 상으로 표현되어 있다.


“천지창조”는 이 초인간적인 인물상들 사이, 천장 꼭대기에 그려져 있다. 이는 천지 창조 중에서도 정확하게 아담의 창조 부분을 그린 것이다.(창2:7) 즉, 창조주 하나님은 흙으로 빚어진 인간에게 살아있는 영혼을 불어넣는 이것은 표현적인 형상으로 쉽게 옮기기 어려운 주제로-대신에 아담의 팔을 향해서 그의 손을 뻗쳐서 마치 생명을 건네주는 불꽃이 손가락 끝에서 손가락 끝으로 전달되듯이 창조자로부터 피조물에게 전달되었다.

이렇게 이어진 두 팔은 서로 떨어진 두 개의 세계를 시각적으로 이어준다.
즉 하나님을 완전히 둘러싸면서 꽉 들어찬 망토는 대각선으로 그려진 그의 몸체로 인해 앞으로 움직이는 듯한 동세로 표현되었고, 불완전하고 평평한 단면으로 보이는 지구의 수동성은 뒤로 물러나듯이 기울어진 윤곽선으로 표현되었다.
또한 이러한 수동성은 아담의 몸체가 형성하는 휘어진 요면의 곡선에서도 보인다. 아담의 육신은 지면에 누워 있는데 그에게로 다가오는 창조주의 잡아 이끄는 힘에 의하여 약간 일어나려고 한다.
일어나서 걸으려는 욕구와 잠재적인 능력은 왼쪽다리의 모습에서 부차적인 주제로 제시되었는데 이 다리는 에너지로 가득찬 하나님의 팔처럼 자신의 혼자 힘으로는 자유자재로 지탱하지 못하는 아담의 팔을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3)
아담은 하나님과 하나님의 왼팔에 비호되어있는 이브를 바라보면서 그에게 이끌려 있다. 하나님과 인간의 모습을 이처럼 표현할 수 있었던 화가는 이전에는 없었다. 일반인들은 이를 통해 천지창조의 장대한 의미를 한층 더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이 그림은 궁극적인 주제인 창조의 개념이 일견에 파악되게끔 하며 의연하고 힘찬 창조의 모습을 통해서 신의 전지전능함을 우리의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든다. 미켈란젤로가 이처럼 간단하고 힘차게 위대한 창조의 신비를 표현한 것은 미술에 있어서 가장 위대한 기적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윤 경 희 (독립 큐레이터) 
 
1) 20여년 후, 이 성당 전면의 벽면에 미켈란젤로는 <최후의 심판>(1534-41년)을 그리게 된다. 

2) 곰브리치, 『서양미술사』pp.

3) 루돌프 아른하임,『미술과 시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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