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6.10
섬의 남쪽에 위치한 호라는 밧모섬에서 제일 큰 마을로 전체 인구가 2,500명 가량인 섬 주민의 절반 정도가 이 마을에 모여 살고 있다. 호라는 마을 한가운데 있는 언덕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이 언덕의 정상에는 난공불락의 요새 같은 성 '요한 수도원'이 섬을 압도할 듯 버티고 서 있다.
요한 수도원은 1088년 수도자 성 크리스토불러스가 사도 요한을 기념하여 세운 수도원으로 이 지역에 자주 출몰하는 해적들의 공격을 막기 위하여 요새성처럼 지어졌다고 한다.
또한 이 수도원의 박물관과 도서관은 값진 보물과 희귀한 성경들을 많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수도원이 자랑하는 귀한 성경 중의 하나는 서기 500년대에 기록된 신약성경 마가복음서로써 복음서의 매장 첫 글자는 순금으로 썼고 나머지 글자는 모두 은으로 썼다. 해상무역으로 큰 돈을 번 상인들이 안전 항해를 기원하며 많은 보물을 수도원에 기증해서 현재 수도원 박물관에는 엄청난 보물이 보관되어 있다. 지금도 이 수도원의 수도사들은 성만찬 때 순금으로 만든 성구(聖具)들을 사용하고 있다. 이 수도원에는 성화들도 많이 보관되어 있는데 특히 '요한계시록'을 펼쳐 들고 있는 요한의 초상화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성화다.
이 수도원이 세워진 이후 다른 많은 수도원과 교회들이 속속 세워지면서 기독교가 밧모섬에 정착하게 되었고 1453년 이후 터키인들의 침략을 막기 위해 로마 교황청의 지원을 받기도 했으나 16세기에는 터키 지배하에 들어갔고, 1912년 이탈리아에 귀속되었다가 1947년 그리스에 양도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늘날 이 곳에는 뜨거운 태양과 물이 귀한 기후 때문에 약간의 곡식과 채소, 포도가 재배될 뿐이다.
기독교가 로마 황제에게 극심한 박해를 받던 어두운 시기에 사도 요한은 이 곳 밧모섬에서 유배 생활을 하던 중 인류의 미래를 보여주는 계시를 받고 요한계시록을 기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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