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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씨시는 이탈리아인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도시다. 그것은 바로 여기가 프란시스코가 태어났고 또 묻힌 곳이기 때문이다. 프란시스코는 1182년 아씨시에서 프랑스에까지 지점을 둘 정도의 큰 상인의 아들로 출생했다.

그의 철저한 청빈생활에 감화를 받은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12명의 제자를 두게 되었다. 그는 교황 인노첸시오 3세(1198-1216)에게 수도원 인가를 청원하여 '작은 형제회'라는 이름의 수도원으로 인가를 받았다. 1224년 프란시스코가 '알베나'산에 들어가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고 있을 때, 예수님이 친히 양 손, 양 발, 그리고 늑방에다 오상을 박아 주셨다고 한다. 이것은 커다란 은혜임에 틀림없지만, 한편으로 오상은 주의 상처와 같이 심한 고통을 주는 어려운 시련이기도 하였다.

1226년 10월 3일 죽을 때까지 이런 시련을 기쁨으로 인내하면서 마쳤다. 프란시스코 수도원과 성당은 엘리아 수사가 설계하여 건축했는데 2층에 성당이 있고, 청빈, 정결, 순명의 수도정신을 나타내는 모자이크가 아름답다. 28개의 벽화에 프란시스코의 생애를 담은 그림이 그려져 있다.

당대 최고의 화가였던 치마부에는 1280년경 프란시스코 성당의 미술감독으로 임명되어서 아무도 손대지 않은 빈 벽을 프레스코화로 장식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는 가장 중요한 위치인 1층 제대 주변의 벽화를 그리는 일부터 시작했는데 불행하게도 오늘날 그의 작품은 손상이 심해서 그 규모만을 짐작할 수 있다. 반면에 지하층에 그린 ‘성모자와 함께 있는 프란시스코’는 다행히 보존 상태가 좋아서 생생하게 표현된 프란시스코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프란시스코의 형상이 바로 이 작품에서 나왔다.

치마부에가 일을 시작한 지 한 10년 쯤 지나서 어린 제자 조토가 벽화 작업에 투입되었다. 그가 그린 첫 작품은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1층 위쪽이었는데 작품이 완성되자 선생을 비롯하여 그곳에서 작업하던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벽 속의 인물들이 살아서 걸어 나 올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데뷔작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조토는 이 성당의 중심부라 할 수 있는 1층 성당의 벽 전체를 장식할 기회를 얻는다.

그는 벽을 28개의 사각 구획으로 나눈 뒤 각각의 장면에 프란체스코의 일화를 프레스코 벽화로 생생하게 담아냈다.
프레스코란 영어의 ‘프레시(fresh)’에 해당하는 말로 벽에 회칠을 하여 젖은 상태에서 그린 그림을 가리킨다. 프란시스코가 세속의 옷을 벗는 장면에서부터 교황으로부터 프란시스코 교단을 승인받는 장면, 그리고 장례식 장면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은 가히 그림으로 읽는 프란시스코의 전기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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