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04
'고독한 예수'의 도상이 반복되었다. 마리아와 요한과 막달레나는 종적을 감추었다. 아담의 해골도 사라졌다. 검은 구름을 가르고 나신을 비추는 빛이 수난의 운명을 지켜본다. 레니는 아름다운 예수의 유형을 선택했다. 어깨 뒤로 비스듬히 젖힌 머리의 자세와 완곡한 S를 그리는 상체와 둔부의 곡선은 비극적 격정보다는 애틋한 동정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적합하다.
바로크의 달콤한 회화적 문법은 승리의 예수와 고난의 예수에 이어서 사랑스러운 예수의 도상을 고안했다.
십자가 머리에 붙은 명문 'INRI'는'유다인들의 왕 나사렛 예수'에서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야코부스는 <황금전설>에서INRI의 뜻을 이렇게 풀이한다.
'예수의 십자가 수난이 인간들에게는 세 가지 복락을 가져다 주었으니, 죄를 사하심과 은총을 베푸심과 영광을 나누심이다. 그러므로 명문에 씌어진 '예수'는 그가 우리의 죄를 사하신 구원주라는 뜻이요, '나사렛'은 우리에게 은총을 베푸신다는 뜻이요.'유대인들의 왕'은 우리도 그날에 하늘에 올라서 열왕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는 뜻이다.'
그의 수족을 십자가에 고정한 못은 모두 석 대다. 못을 넉 대 치는 도상 관례는 오래 전에 사라졌다. 애당초 십자가 세로대 아랫부분의 발받침 '수페다네움'에 두 발을 가지런히 올려 두고 못을 한 대씩 나누어 쳤으나, 12세기 중엽 이후 한쪽 발을 다른 발 위에 겹쳐 두고 장못 한 대로 관통하는 새로운 해결이 나왔다.
두 다리를 겹쳐 올리면 척추와 둔부의 흐름을 화가가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어서, 두팔이 고정되었어도 예수의 자세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레니는 17세기 볼로냐의 미술 관례에 따라 예수의 오른쪽 다리를 왼쪽 다리 위에 올려 두었다.
예수의 허리 수건이 펄럭인다. 알로이스 리글은 레니의 그림을 두고 생명없는 허리 수건조차 수난의 고통을 참지 못하고 나부낀다고 보았다. 보는 이의 눈 높이는 십자가 아래에 놓여 있다. 이런 시점은 십자가 밑에 주저앉아 울부짖던 막달레나의 올려다보는 시점과 같다. 예수를 사랑했던, 그리고 예수가 사랑했던 여인의 눈을 그림의 관찰시점으로 고른 것은 보는 이를 뉘우침의 교훈으로 이끄는 경배화의 의도와 다르지 않다.
▶ 귀도 레니, <십자가 책형>, 1639 - 1640 년 , 261x174cm,에스텐세 미술관, 모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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