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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에르치노,<수산나의 목욕>,1617년, 175x207cm, 프라도 미술관, 마드리도

 

 

 

 

 

 

 

 

그림을 주문한 이는 알레산드로 루도비시, 훗날 교황 그레고리우스 15세에 오른 인물이다. 구에르치노는 모델로 사용할 아름다운 여인을 찾아서 몹시 헤맸다고 한다. 백방으로 애를 쓰던 화가가 마침내 수산나의 배역을 발견한 곳은 대주교의 지하감방. 창살 뒤의 여자 죄수가 예술가의 영혼을 흔들었다. 그림을 본 루도비코 카라치는'자연의 솜씨'라고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자연을 그대로 떠다 옮긴 듯한 화가의 놀라운 재간에 어울리는 찬사였다.

한 줄기 샘물이 흘러내려 수산나의 발을 적신다. 베네치아 화가 틴토레토가 그랬던 것처럼 헬레니즘 조각<가시 뽑는 소년>을 변형시킨 화가의 전략이 주효했다.노인은 여인의 아름다움에 무릎 꿇었다. 고대 조각의 이상적인 아름다움에 무릎꿇었다. 노인의 왼손이 나뭇가지를 움켜쥐었다. 빳빳이 불그러진 나뭇가지를 자신의 한 지체로 착각했나 보다. 그러나 곧 썩은 나뭇가지처럼 부러질 운명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 수산나에게 씌운 위증의 올가미가 도리어 그들의 목을 매달 것이다.

다른 노인은 그림밖의 보는 이에게 엄한 표정으로 손짓한다. 행여 숨소리도 내지말라는 경고다. 보는 이도 어느 새 훔쳐보기의 공범이 되었다.

▶ <가시 뽑는 소년>, 후기 헬레니즘, 높이 82.5cm,파로스 대리석, 빌라 알도브란디니에서 구입, 페르가몬 박물관,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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