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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연합신문] 기획
기획/ 휘선 박윤식 목사의 생애와 목회
2014년 12월 29일



성경과 기도로 무장된 ‘말씀 목회’가 영성의 원천
부당한 ‘이단시비’로 숱한 오해 속에서도 끝까지 인내


한국교계에 또 하나의 큰 인물이 떠났다. 그간의 숱한 오해와 논란 속에서도 평강제일교회를 설립하여 7만여 명의 초대형교회로 성장시키고, 전 세계에 300여 개의 교회를 설립하였을 뿐 아니라, 아홉 권의 ‘구속사 시리즈’ 및 네 권의 ‘대한민국 근현대사 시리즈’의 발간을 통해 국내외에 크나큰 영적 유산을 남긴 휘선 박윤식 원로목사가 지난 12월 17일 87세의 나이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고인은 1928년 황해도 사리원에서 출생하여 해주 명문인 동중학교를 다녔다. 평강제일교회 장로이자 국무총리를 역임한 정원식장로가 동창이다. 해방 이후 혼란스런 정국과 공산당의 탄압을 피해 1948년 월남하여 국방경비대에 들어가 여순반란 사건 진압과 지리산 빨치산 토벌 전투에 참전하여 다리에 총상을 입고 상의용사가 되었다. 이후 전쟁에서 희생당한 전우들의 넋을 위로하고 일제 식민지 생활과 육이오 동란으로 상처입은 백성들을 보듬고 소망을 주기 위해 목회의 길에 나섰다.

1958년 동마산 감리교회 서리 전도사로 시작된 목회의 길은 이후 장로교로 교단을 옮겨 1960년대 초 가정교회로 시작해, 1969년 대방동에 ‘시온산 한돌교회’라는 이름으로 최초로 성전을 건축하여 목회를 시작하면서부터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였다. 그리하여 1971년 11월에는 신림동에 건평 200평의 2충 건물을 신축하고 교회명을 ‘일석교회’(一石敎會)로 바꾸었다. 또 이후 노량진에 1,000여평의 부지를 매입, 새 성전을 건축하고 또다시 교회명을 ‘대성교회’(大聲敎會)로 바꾸고 도약기를 맞이하게 된다. 현재의 오류동 부지로의 이전은 1991년 11월에 있었다.

3년6개월간의 지리산 기도와 성경공부

박윤식목사의 신앙과 목회의 특징은 신학적 수련과정을 통해 습득한 지식이 아니라 3년 6개월여간 지리산 동굴에서 낮에는 성경보고, 밤에는 기도하는 초대교회적 훈련을 통해 체득된 신앙이다. 따라서 그의 설교는 사자후를 토해내듯 카리스마가 넘쳤고, 평생 성경을 1,800독을 하며 씨름한 결과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씨줄과 날줄로 성경을 엮어내고 풀어내는 탁월한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평생 그가 주장한 내용은 ‘성경을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 것이었다. 성경무오의 사상과 축자영감설을 철저하게 믿고 가르치는, 오늘날 몇 안되는 보수신앙의 보루였다. 또한 박목사는 철저한 ‘십자가의 사람’이었다. 구속사 시리즈 서문에서도 자신을 ‘십자가의 사람’으로 표현하였고, 평소에도 설교 내용의 대부분을 그리스도의 ‘피묻은 십자가’를 선포하였다. 이러한 박목사의 가르침의 결과 평강제일교회 교인들은 예배시간마다 철저하게 설교말씀을 노트에 필기를 해가며 경청하였고,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그 어느 교인들보다 열심히 읽고 온전히 순종하는 교인들로 양육하였다.

사람이 강조되는 목회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만을 앞세우는 목회! 그래서 평강제일교회는 자신들을 “말씀이 이끄시는 교회”라고 소개한다. 박윤식목사의 목회철학은 이처럼 ‘말씀 목회’라는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또한 박윤식목사의 목회관은 철두철미하게 ‘주님의 몸된 교회’를 강조하며 교인들의 봉사와 헌신을 중요하게 여겼다. 6만 여평의 드넓은 교회부지 어느 구석을 봐도 늘 깨끗하게 청소되고 교회의 권위와 말씀에 절대 순종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박목사의 철두철미한 성전 중심의 목회철학의 열매였다. 또한 전국에 다섯 개의 크고 작은 연수원과 기념교회를 건립하여 복음전도의 전초기지를 구축하기도 하였다.

박목사의 ‘나라 사랑’ 설교로 나타나

박윤식목사의 삶과 생애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나라 사랑’이다. 본인이 해방 이후 남북의 혼란 상황과 식민지 경험, 군인으로 참전경험 등을 통해 나라의 소중함을 어느 누구보다 뼈저리게 경험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회를 설립한 이래 매주 목요일은 지금까지도 나라와 민족을 위한 ‘구국예배’로 드리고 있다. 또한 3.1절과 6.25, 광복절 등 국가의 명절에는 빠짐없이 애국설교를 통해 교인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그리고 한 때는 자신이 전투에 참여하였던 장안산과 지리산 등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한 ‘구국 산상 기도회’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교회가 어느 정도 성장의 틀을 잡은 70년대 이후 박목사는 틈나는 대로 전방의 군부대들을 방문, 장병들을 위문하며 격려금과 위문품을 전달하고 격려했고, 교인들 중에도 군인과 경찰 등을 배려하고 각별히 보살펴 수많은 현직 군인들과 장성출신들이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이러한 나라 사랑의 열정이 집약된 열매가 바로 ‘대한민국 근현대사 시리즈’이다.

대한민국 근현대사 시리즈는 총 네권으로 집필돼 구한말 조선의 멸망부터 육이오 전쟁까지 다루고 있는데, 고인의 직접적인 전투 참여경험과 생존자들의 생생한 증언들을 채록하여 발로 쓴 역사 기록물이 되었다. 그리하여 정식적으로 국방부에서 장병들에게 읽히는 필독서로 채택되었고, 지금까지 약 100만 여권이 보급되기에 이르렀다.

부당한 이단시비 가장 아픈 상처

생전에 박윤식목사에게 최대의 아픔은 교계의 ‘이단 시비’였다. 1983년 현대종교 5월호에서부터 제기되었던 이단시비의 골자는 그가 ‘통일교, 전도관 출신’이며, 지리산에서 받았다는 말씀은 이 두 이단종파의 교리를 섞어서 가르쳤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박목사는 위아래 치아가 다 빠지는 형설의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급기야는 1991년 통합측 총회에서 이단으로 규정되면서 최대의 위기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17일, 한기총의 공식적인 발표를 통해 그간의 이단시비는 당시 전도관, 통일교 출신의 동명이인인 ‘박윤식 전도사’의 이력을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목사로 오해하였거나, 아니면 이를 알면서도 음해하기 위해 이단감별사들이 덧씌운 결과였음이 밝혀져 이단 해제 발표가 있었다. 처음부터 박목사는 이단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숱한 오해 속에서도 인내하며 오늘의 업적을 이룬 것이다.

그날이 공교롭게도 바로 고인이 돌아가신 12월 17일이었으니, 단지 우연의 일치로 보기에는 너무나 운명적인 날이 되었다. 평강제일교회 측에서는 고인이 그만큼 이단문제로 인해 홀로 괴로워했고, 그 짐을 벗은 것을 너무나 기뻐하여 그 날을 택해서 하나님 앞에 갔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제 남은 평강제일교회 한국교회가 감싸 안아야

어쨌거나 한 시대 한국교회를 풍미했던 교계의 큰 인물이 떠났다. 입장에 따라 논란은 있을지 모르겠으나 분명한 것은 그가 설립하여 부흥시킨 교회와 그 교회를 통해 하나님을 섬기고 헌신하는 수많은 교인들의 존재만큼은 한국교회가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80이 넘어 집필을 시작하여 투병의 와중에도 뼈를 깎는 노력과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써내려간 아홉 권의 역작 ‘구속사 시리즈’의 열매는 부인할 수 없다.(세 권은 초고가 완성되어 있어 유고작으로 발간 예정임). 구속사 시리즈는현재 16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이슬람권에서도 목회자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세미나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구속사 시리즈는 한국 보수신학이 나아가야할 방향성과 올바른 성경관을 제시해 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수많은 목회자와 신학자들이 극찬하며 성경 중심의 신앙, 말씀 중심의 올바른 신학을 녹여서 저술한 역작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박목사에 대한 그간의 오해와 논란을 일소하고, 고인이 남긴 발자취, 그 업적을 잘 이어받아 한국교회 발전의 동력으로 삼는 지혜를 모을 때이다.

유족으로는 미망인 민갑식 여사와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승천, 도승 두 아들과 여러 자녀손들이 있다. 고인은 생전, 자신이 직접 가르치고 키운 제자들을 부목사가 아니라 ‘동역자’로 호칭하고, 그들을 모두 ‘후계자’로 지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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