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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의 여명이 밝아올 무렵, 서방 교회는 중새 내내 시달리던 그 많던 폭풍우를 성공적으로 헤쳐 나가고 있었다. 이슬람교가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계속 성장하고 있었지만 서방 기독교는 교황의 권위에 충성을 맹세하고 있었다. 교황의 권위는 공의회와의 경쟁에서 승리함으로써 한층 강화 되었다. 바야흐로 팽창의 시대가 시작되었고 가톨릭 선교사들은 지구 곳곳으로 파송되었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여전히 산재해 있었다.

교회의 위치

모든 교구들마다 무시와 무관심, 그리고 교육받지 못한 성직자들로 인해서 골치를 앓고 있었다. 모두들 학문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법석이었지만, 이들 성직자들은 요원의 불길처럼 번지는 기독교인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없었다. 교회의 돈 궤를 채우기 위해서 성직을 매매하고, 죽은 후 신에게서 받을 벌을 감해 주는 면죄부를 파는 등의 비도덕적인 관습들이 횡행하였다. 이것은 사람들의 분노를 사게 되었고, 어떤 경우에는 농민들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치기도 하였다. 그래서 16세기에 이르러 일단의 기독교인들은 개혁을 시도하게 되었다. 네덜란드의 기독교 인문주의자 데자데리우스 에라스무스(1446~1536년경)도 그중의 한 사람이었다.

에라스무스는 탁월한 신학자요 세련된 문필가였다. 교회의 딱한 상황을 묘사해 내는 재치와 풍자로 가득찬 그의 책들은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그는 또 히브리어나 그리스어로 쓰여진 원어(原語)성경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었기에, 정확한 자료에 근거해서 과거의 신학 사상을 재고해 보았다.

그는 폭력을 증오했으며 건전한 상식이 통하는 기독교를 이루어 내고 싶어하였다. 비록 유럽은 그가 생각하고 있던 것 이상의 개혁을 요구하고 있었지만 에라스무스의 책들은 종교 개혁으로 나아가는 길을 예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에라스무스의 작품에 대한 논쟁과 거기서 야기된 폭력은 서방 기독교를 나누어 놓았다. 16세기 사람들이 말했던 것처럼'에라스무스는 알을 낳았고, 루터는 그것을 부화(孵化)시켰던 것이다.'


▶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학자


에라스무스는 살아 있는 동안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학자가 되었다. 그는 엄청난 양의 저작을 남겼는데 그중에는'신약성서 주해서'(1561년)도 포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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