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헵시바에서의 첫 임원생활이 끝났습니다. 부족한 자녀를 불러주시고, 1년 동안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상황과 여건을 허락해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그저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하지만 임기가 끝나고 이제 막 일주일이 지났을 뿐인데 모든 게 다 끝난 것 같고, 이제는 조금 쉬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해이한 마음이 자꾸만 고개를 듭니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임기가 끝나기 전에 주위에서 들었던 권면의 말들, '임원단 일이 끝났다고 해서 모든 게 다 끝난 것이 아니다', '이제는 신앙적으로 홀로 설 때가 온 것이다'라는 이야기들이 요즘 들어 자주 생각납니다. 

"끝이 곧 시작"이라는 말 - 누군가를 격려할 때나 마음을 다잡아야 할 때 자주 사용되는 말입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마음을 단단히 하기도 하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원동력을 얻기도 하겠지요. 이런 말들은 비단 세상에서만 쓰이는 것은 아닐 겁니다. 그동안 우리는 성경 속의 수많은 사건들을 통하여 이를 듣고 배워 왔습니다.

가장 먼저, 욥의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순전하고 정직한 신앙을 가지고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나 행했던 욥은 사단의 시험으로 인해 재산, 가족, 건강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그 누가 봐도 그의 인생은 끝난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의 곁을 떠나지 않으며 기도하고 회개했던 욥에게 아버지께서는 그전보다 갑절의 축복을 허락하심으로(욥42:10) 새로운 시작을 선물해주셨습니다.

그 다음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를 건넌 사건을 들 수 있습니다. 출애굽의 기쁨도 잠시, 눈앞의 거대한 홍해와 뒤에서 자신들을 쫓는 애굽 군대를 보며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제 모든 게 끝났다며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하기에 이릅니다(출14:10-12).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불기둥과 구름기둥으로 보호하시고 홍해를 갈라 마른 땅으로 건너게 하셨으며, 모든 애굽 군대를 홍해 가운데 수장시키셨습니다(출14:19-31).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 아래 홍해를 건넘으로 세례를 받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때부터 진정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들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 것에 성공한 수많은 제사장들과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의 시대가 드디어 끝이 났다고 생각하며 기뻐했을 것입니다. 누가 보아도 죽음이란 더 말할 것도 없는 끝이 분명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3일 만에 부활하셨습니다(고전15:20). 사망 권세를 깨트리시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부활의 첫 열매가 되심으로 모든 믿는 자들에게 부활의 소망을 주셨습니다. 죽음에 묶인 몸이었던 죄악된 사람들에게 생명의 길을 선물해 주신 것입니다.

믿는 자에게 "끝"은 완전한 마지막이 아닙니다. 저 또한 임기가 끝난 후 생겨나는 해이한 마음을 떨쳐내고, 지금이 끝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주신 또 다른 시작이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으려 합니다.

글을 써 내려가면서 믿는 성도들이 이어나가야만 하는 너무나도 큰 사명이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우리에게 구속사의 말씀을 들려주신 박 아브라함 원로목사님은 비록 지금 우리와 함께 계시지 않지만 말씀의 역사는 멈추지 않고 지금도 살아서 요동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은혜 가운데 역사하시는 말씀을 붙들고, 아버지께서 주신 말씀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 계속 달려나가야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성도님들 또한 힘든 일을 만나 모든 것이 끝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혹은 진행하던 일이 잘 마무리되어 이제 완전히 해방되었다는 해이한 생각이 들더라도, 그러한 생각은 모두 등 뒤로 던져버리시고 아버지께서 다시 오시는 진정한 마지막까지 전진을 멈추지 않는 진정한 믿음의 성도들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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