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18
"아저씨, 아직 멀었어요? 저 늦었는데 내비 찍고 가시죠?"
"내가 이 동네 지리는 잘 안다니까. 내비 보다 내가 나아요!"
간혹 택시를 타 보면, 멀쩡하게만 잘 달려있는 내비게이션을 결코 사용하지 않는 기사님들이 있습니다. 운전 경력이 오랜 택시 기사의 자존심일까요? 물론 대부분의 기사님은 도로 사정을 잘 아셔서 굳이 내비게이션을 켜지 않고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시곤 하지만 이따금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분들도 계십니다. 결국 저는 그날 약속에 늦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죠.
'내비게이션이 있는데 왜 안 쓰는 거야?'
요즘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도대체 앞이 안 보여.", "이 길은 내 길이 아닌가 봐."라는 말을 쉽게 듣습니다. 요즘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아무것도 확실히 보장되는 게 없기 때문이겠지요. 막연한 미래에 그저 불안해할 뿐입니다. 스마트폰에조차 지도가 탑재되어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손쉽게 찾아갈 수 있는 요즘이지만, 인생이라는 노정에서 길을 헤매지 않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답답한 마음에 세상의 소식에 더 귀 기울이고, 사람의 목소리에 더 민감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는 올바른 방향을 잡기 어렵습니다.
"포기하면 편해"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말입니다. '기대하지 않으면 마음이라도 편해진다'는 자조적인 의미지요. 그런데 수식어를 조금만 보태어 "내 방식, 내 욕심, 내 생각을" 포기하면 편해 - 라고 바꿔보면 어떨까요? 내가 옳다고 생각하고 고집하는 방식을 버리고 온전히 맡기는 것이야말로 참평안을 얻는 방법일 것입니다. 내 생각을 포기하지 않고 고집대로 밀고 나가는 것은 내비게이션을 손에 쥐고도 사용하지 않는 답답한 기사 아저씨와 다를 게 없습니다. 엉뚱한 길에서 헤매며 시간만 허비하다가 결국엔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끄시는 곳을 바라보며 나아간다면 내가 생각지도 못한 지름길로 인도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의 날개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치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치 아니하리로다(이사야 40장 31절)"
나의 머리카락 수를 헤아리고, 내가 태어나 몇 걸음을 걸었는지 눈은 몇 번 깜빡였는지까지 아시는 하나님께서는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계십니다. 그렇기에 오늘도 기도합니다.
"나를 의지하지 않고, 믿고 맡길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제게 가야 할 길을 보여주세요."
"그런즉 너희가 어떻게 행할 것을 자세히 주의하여 지혜 없는 자 같이 말고 오직 지혜 있는 자 같이 하여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그러므로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오직 주의 뜻이 무엇인가 이해하라(에베소서 5장 15-1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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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사 말씀과 함께 영원한 승리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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