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08
2016년이 떠납니다. 2016년은 이제 돌아오지 않습니다. 더불어 2016년 모든 시간은 2017년의 뒤로 숨습니다. 그렇다 해도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필연적으로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과거는 오늘의 자화상이고 오늘을 보면 또한 미래를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성공한 것보다는 실패한 것이 더 많아 보입니다.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아 보이고 웃는 날보다 화를 낸 날들이 더 많아 보입니다. 어제보다 더 늙어 보이고 초라해 보입니다. 더 가지려고 악다구니를 썼지만 돌아오는 건 외면뿐인 순간도 있습니다. 흔들리고 휘청거리고 비틀거렸습니다.
어떤 사람은 실패를 실패 자체로 받아들이지만 또 다른 어떤 사람은 실패의 고통을 체험으로 받아들입니다. 실패는 사람을 키웁니다. 단편적으로 볼 때 잠시 실패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어제 보다 큰 사람이 되어갑니다. 바로 기도하는 사람이 그렇습니다. 사람은 어제의 나, 지금은 나만 보지만 하나님은 나의 끝을 아시며 그것을 책임지시기 때문입니다.
2016년을 포함하여 우리의 과거를 하나하나 되짚어 보아야 합니다. 그러면 왜 우리에게 이런 일들이 일어났는지 이해가 됩니다. 이해가 되면 저절로 무릎이 꿇어지고 가슴 시린 회개가 터집니다. 그것은 시작입니다. 새로운 시작은 회개로부터 출발합니다. 과거를 반추함으로 비로소 이해되는 일들 때문에 주저앉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질척한 눈물 가운데 일어서야 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세상은 몹시 어둡습니다. 여전히 슬픔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죽음으로부터 부활하셨고 승천하셨습니다. 세상은 더욱 어두워질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사고파는 일에 더욱 걱정을 앞세우고 열을 올릴 것입니다. 그런 일이 인생의 전부인 사람들은 늘어만 갈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부활하셨고 승천하셨습니다. 그것만이 예수 믿는 자의 전부입니다.
2017년이 다가옵니다. 바로 저 앞에서 손을 내밀고 있군요. 비록 어두운 과거의 꼬리가 여전히 남아있다 해도 새 아침이 돋아오는 것과 두려움과 떨림을 느낄 수 있는 심장이 있다는 것이 또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지금 살아 있다면, 그것이 희망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그것을 가능하게 하셨기 때문이지요.
지난 2년간 글을 쓸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글을 쓰는 것은 누군가에게 전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 있어서, 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어서 쓰는 것이면서도 쓰고 나면 부끄러움 때문에 진저리가 날 때가 있고 나는 이렇게 밖에 못 쓰는 건가, 절망하곤 합니다. 그래도 끝까지 쓰고자 하는 것은 전 할 수 있다는(can) 희망, 전해야 하는(must) 희망 때문이며 그것이야말로 글 쓰는 자의 전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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