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66
등록일
2017.03.03
아뿔싸, 또 코가 꿰었다! 평강 에세이 집필진을 해달란다.
안된다고 했어야 되는데. 글 쓰는 실력 없다고 거절했어야 되는데. 차마 말을 못하고 그냥 수락해버렸다. 매번 원고 마감일에 임박해서 안 되는 글 쓰느라 머리카락 쥐어뜯으며 속으로 끙끙 앓다가 후회할게 뻔하다.
내 삶은 이제까지 늘 그랬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교회에서도...
누군가 부탁하거나 일을 맡기면 내가 할 수 있는 건지 따져보거나 계산하지 않고 그냥 해야 되는 걸로 생각했다. 내 스스로가 할 만한 적격자라고 여겨서도 아니요, 감당할 능력이 있어서도 아니다. 그저 ‘못해요, 안 되겠는데요’라고 말할 주변머리가 없어서다. ‘거절 못하는 병’인 것 같다.
이 ‘병’ 때문에 허걱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위기는 바로 미국에서 원로 목사님을 만났을 때다. 하도 세상에 치어서-착한 사람으로 사는 건 피곤하다- 나도 좀 독립해서 ‘내 의지’대로 자유롭게 살아보겠다는 큰 결심에 직장을 때려치우고 드넓은 미국으로 날아갔다. 그런지 몇 개월도 안됐는데, 뜻하지 않게 만나게 된 원로 목사님께서 “하나님 바빠. 돌아가서 신학교 들어가!” 하시는 게 아닌가!
성공하기 전엔 절대 한국에 돌아가지 않으리라 결심했었던 터였다. 돈을 벌든가, 좋은 사람을 만나든가 암튼 멋진 인생역전을 꿈꾸며 부풀어있었다. 아~ 내 인생 전부를 걸고 온 아메리칸 드림인데, 3개월 만에 깨진다니 말도 안된다. 새로운 세계에서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은데 돌아가라니. 게다가 지겨운 공부를 또 하라고! 그것도 신학이라니! 그럼 앞으로 결혼은 우찌 되는거지? 머릿속으론 여러 가지가 스쳐갔다.
‘어이구. 사람 볼 줄 모르시네요. 제가 무슨 그런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해야 될까?
모세는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몇 번 버팅겨 보기라도 했지 않은가. 자기는 본래 입이 뻣뻣하고 혀가 둔해서 그런 일에는 적합지 않다고 한사코 거부했었다. 내가 나를 봐도 하나님께서 다른 사람을 찾으시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런데 그 순간 하필 하나님의 사명을 피해 도망갔던 요나가 겪었던 하나님의 ‘뒤끝 작렬’이 생각날 게 뭐람. 결국 그놈의 ‘거절 못하는 병’ 때문에 또 코가 꿰이고 말았다.
그리고 20년이 지났다.
지금 돌아보니 너무나 감사하다. ‘거절 못하는 병’ 덕분에 그 강권적인 말씀을 따르게 된 것이다. 나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을 뿌리치지 않고 붙잡을 수 있었다. 헛된 욕심과 자아를 완전히 버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여전히 능력은 부족한데 엄두도 못 낼 일들을 맡아 버둥거리고 있지만, 나에게 맡겨주신 주의 종으로 섬기는 사역이 얼마나 보람되고 행복한지 모른다. 그리고 확신한다. 하나님의 뜻을 위해 사는 것이 ‘내게 주신 경륜’이라는 것을.
(골 1:25) 내가 교회 일군 된 것은 하나님이 너희를 위하여 내게 주신 경륜을 따라 하나님의 말씀을 이루려 함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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