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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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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랬네, 그거 집안 내력(DNA)인가 봐.”


한진그룹 세 자녀들의 갑질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 정도로 파장이 컸다. 최근 막내딸인 조현민 전무가 광고대행사와 회의 중 대행사 직원에게 고성과 함께 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 측은 ‘물이 든 컵을 밀쳐 물이 튄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제보 내용과는 크게 다르다고 한다.


2014년 큰딸 조현아 사장은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른바 ‘땅콩회항(nut-rage)’ 사건. 자사 항공기의 기내 서비스를 문제 삼아 항공기를 유턴 시킨 뒤, 사무장을 내리게 할 것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항공편이 46분이나 지연된 사건이다. 이 때문에 항공보안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됐으나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아들 조원태 사장의 갑질도 수차례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교통법규를 위반한 뒤 단속 중인 경찰관을 따돌리고 뺑소니치다 뒤따라온 시민들에게 체포된 사건(2000년), 어린 손자를 안고 있던 77세 할머니가 조 사장의 난폭 운전에 항의하자 할머니를 밀어서 넘어뜨린 사건(2005년), 인하대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시민운동가를 향해 욕설을 퍼부은 사건(2012년) 등, 알려진 것만 해도 여러 건이다.


이들의 이력은 시작부터가 갑질이었다. 아버지를 잘 둔 덕분에(금수저) 20대 중반의 나이로 무난히 대기업에 갓 입사했지만, 직원들의 눈에는 임원급 이상이었을 것이고, 예상대로 이들은 하위직을 건너뛰며 바로 중견 관리직(과장, 차장)으로 공중 부양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상사들은 이들을 어떻게 대했을까?


‘갑질’이란 용어는 계약서상, 돈을 주고 일을 시키는 당사자 ‘갑’과 돈을 받고 일을 하는 상대 ‘을’을 가리키는 일명 갑을(甲乙)관계에서 비롯됐다. 권력관계 우위에 있는 갑이 권리관계상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통칭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인터넷 상에선 갑의 무한 권력을 꼬집는 ‘슈퍼 갑’, ‘울트라 갑’이라는 말이 떠돌고, 갑처럼 군림하려 하는 사람을 소위 ‘갑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라고 칭한다.


경희대학교 송재룡 교수는 한국의 갑질 문제에 대해서 “단순히 개인의 도덕성 문제라고 할 수 없다.” 면서 개개인이 한국 사회의 갑과 을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존비(尊卑)로 대변되는 한국사회의 문화 정서적 경향 때문”이라고 지적했는데, 이는 을이었던 개인이 또 다른 관계에서 갑이 됐을 때 같은 행동을 행하는 이유라 한다. 송 교수는 갑질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사회적 지위나 직책은 다름의 일부이며, 이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고,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족에서부터 이러한 인식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했다.


교회 내에서도 갑질하는 이에게 상처 받아 신앙생활을 포기하고 떠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곤 하는데, 정작 갑질하는 본인은 ‘남을 괴롭힌다’ 생각하지 않고, ‘봉사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게다가 이렇게 교회에 혼란을 가져와 피해를 입힌 후에 다른 교회로 옮기는 경우도 있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교통봉사에 열심이신 분들을 향해 험한 말을 하는 성도, 말씀에 대한 지식은 가득한데 도무지 구역원들과는 대화가 안 되는 성도, 교회라면 어떠한 요구도 조건 없이 받아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억측을 부리는 성도, 자신의 직분을 이용해 윽박지르고 화내는 성도 등, 돌아보면 많은 갑질이 교회에도 존재한다.


‘웨이터의 규칙(Waiter Rule)’이라는 유명한 이론이 있다.

어떤 이의 됨됨이를 알려면 서비스 종사자(웨이터)를 어떻게 대하는지 보면 된다는 것이다.

“If someone is nice to you but rude to the waiter, they are not a nice person.”

“당신에게 친절하지만 웨이터에게 무례한 사람은 결코 친절한 사람이 아니다.”라 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우리다.

남에게 대접 받고자 하는 대로 행하라(눅 6:31)는 말씀에 순종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계기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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