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2
학교에서 생활하다 보면 별의별 일을 다 겪는다. 가정교육도 제대로 시키지 못한 채 학교에 아이들을 맡겨 놓고 교사더러 인성교육을 기대하는 학부모가 있는가 하면, 성적에 반영되지 않는 배움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아이들이 넘치기 때문에 빚어지는 일들 말이다.
얼마 전, 신혼여행을 떠난 담임교사를 대신하여 임시 담임 역할을 맡았던 3학년 부장선생님의 경험담이다. 하루는 아프다고 조퇴하려는 아이들이 많아서 “한 시간 정도 참아보고 그래도 너무 아프면 조퇴하도록 하자.”라고 이야기를 했더니 대뜸 두 학생이, “아픈 걸 참아야 하나요?”, “왜 참아야 하지요? 병원 가서 약 먹으면 되는데...”
수업에 들어가지 않는 반을 임시 담임으로 맡아 수고하시는 부장선생님께 아이들 당돌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출석을 소중히 여기는 세대도 아니고 조금만 아프면 결석하고 조퇴하는 일이 당연한 세대인지라 크게 놀라울 일은 아니겠으나, 참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꽤 크게 느껴져 당혹스러웠다. 이 일을 고등부 분반 공부 시간에 소개하며 반응을 살폈더니 앞의 예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픔을 참는 것으로 여기지 않고 약을 먹고 덜어내야 하는 정도로 아는 세대가 된 것이다.
인내(忍耐)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봤더니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참고 견딤’이란 의미를 갖고 있었다. 참을 인(忍), 견딜 내(耐)라는 한자의 의미 그대로를 품고 있는 단어인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찾아보기 힘든 내적인 덕목이란 생각이 드니, 이것도 학교에서 가르쳐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픔은 피하는 것, 약으로 외면하는 것이란 손쉬운 방법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아픔을 참는 것만이 아니라 견뎌내는 것이라는 가치를 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육신의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는 이들에게 정신적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어찌 이겨내기를 기대할 것인가? 우울증이란 마음의 병도 어쩌면 육신의 고통조차 이겨내지 못하는 나약함에서 기원한 것일지 모르겠다. 어떤 이는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이야기하며 현대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질병의 하나쯤으로 이야기하지만, 감기야말로 모든 병의 근원이며, 사람마다 그 증상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하기 어려운 병이란 이야기도 있는 걸 보면 어떤 종류의 감기든지 낫는 게 쉬운 일은 아닐 성 싶다.
학교 보건실(옛날의 양호실)에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약이 진통제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그 만큼 고통을 참기보다는 빨리 지나가게 하고 싶다는 욕심을 반영한 현실이리라. 물론 고통은 싫다. 빨리 지나가면 더욱 좋다. 그러나 고통을 견뎌내지 못하면 고통을 이겨내는 기쁨도 알지 못한다. 고통이 있어야 현실이 더욱 빛나는 법이다. 평안함에 감사할 줄도 알게 된다. 고통을 즐기진 못해도, 이겨내는 힘이 부족해도, 고통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부딪치는 용기가 있으면 좋겠다. 한 시간만 참아보라는 이야기에 묵묵히 따라주는 학생들이 아쉬운 세대에 살고 있다. 이들에게 어떻게 인내를 가르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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