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08
프리드리히 대제는 포츠담 상수시 궁정 회랑에 걸어 둘 작품을 사면서 그림 속의 여인이 베누스라고 생각했다. 옷을 벗고 목욕을 준비하는 여인이 베누스가 아니라 바쎄바로 밝혀진 것은 1930년대 이후의 일이다. 그림에 다윗 왕이 모습이 빠져있어서 황제가 베누스의 목욕 장면으로 착각했을 것이다.
리치는 뒷배경의 베네치아 르네상스 빌라를 베로네세의 건축 구성에서 빌려왔다. 인물 구성의 축이 정면에서 45도 돌아간 것은 티치아노의<페사로 마돈나>에서 배웠다. 리치의 인물 구성을 시계 방향으로 되돌려 놓으면 훌륭한 좌우 대칭의 골격이 드러난다. 17세기 베네치아 화단을 풍미했던 테네브로소 전통이 리치의 경쾌한 붓길에 말끔히 씻겨나갔다. 그림에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는 발붙일 곳을 찾지 못한다. 한 세기 전 로마에서 밀려왔던 먹구름이 흩어지고 아드리아의 햇살이 베네치아로 코코의 풍광을 빛내기 시작한다.
리치는 다윗 왕이 그날 밤 저지른 죄악의 발단과 전개에 대해서 침묵한다. 그의 관심사는 아름다운 여체의 맵시 있는 재현이다. 시중드는 여인이 목욕물의 온도를 가늠하며 탕 속에 뿌릴 장미꽃을 준비하는 동안, 용머리가 토해 내는 세찬 물줄기를 응시하는 바쎄바의 얼굴이 수굿이 달아오른다. 로코코 미술에서 이 정도의 암시로는 노골적인 축에 끼지 못한다. 오른쪽 귀퉁이의 미소년은 거울을 들었다. 알몸의 여인이 들여다보는 거울은 향락과 허영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과거를 뉘우치는 자책과 반성의 의도도 없지 않다. 앞에 놓인 거울을 들여다보는 순간 자신의 등 뒤에 물러나 있는 과거의 풍경을 함께 보기 때문이다. 한점의 그림 안에 상반된 이중적 교훈을 담는 것도 로코코 화가답다. 다윗 왕이 파견한 사령은 그림 왼쪽 귀퉁이에 숨었다. 오른손에 연모의 사연을 담은 쪽지를 들었다. 사령의 역할을 가끔 남자가 맡는 일도 있지만, 라틴 성서에 '미시트 눈티아'라고 씌어 있으니 심부름꾼을 여성으로 재현한 리치의 해석이 옳다.
▶ 세바스티아노 리치,<바쎄바의 목욕>, 1725년 무렵, 109x142cm,달렘 미술관,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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