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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6.09.29
특별기획 신약 성지 답사①_1
선교의 땅, 터키를 가다
홍봉준 목사
예수님의 탄생과 공생애 사역의 장소인 이스라엘을 흔히 ‘성지’(Holy Land)라 한다면, 오늘날 터키와 그리스, 로마까지의 땅은 ‘선교의 땅’(Mission Land)라 명명할 수 있겠다. 금번 베리트신 학대학원에서 작년에 이어 2차 성지 답사를 하며, 이곳 터키-그리스-로마를 답사하는 코스로 정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 이후 그의 제자들에 의해 복음의 세계적 전파가 이루어진 경로를 따라가며 그들의 헌신과 선교의 정신을 배우고자 하는 데 있다. 이는 구속사 말씀의 세계적 전파라는 사명을 받은 오늘날 우리 평강 성도들에게 매우 유익하면서도 모델이 될 만한 믿음의 선배들의 행적이기도 하다.
8월 30일(화), 오전 7:30에 인천 국제공항에 모인 27명의 일행들은 10시 20분 발 아시아나 비행기에 몸을 싣고 11시간 20분을 날아서 터키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하였다. 공항과 비행기, 여행 등을 생각하면 누구나 가슴 설레이는 추억 등을 떠올리겠지만, 금번 성지답사를 준비하며 우리는 3차에 걸친 전도 여행과 로마로 압송되어 갔던 사도 바울과 행적과 심정을 생각할 때 설레임보다는 다소 비장한 무게감을 느끼며 출발하게 되었다.
6시간의 시차로 인해, 터키 현지시간으로 오후 4시경 도착하여 식당으로 이동, 식사 후 숙소에서 여장을 풀고 다음날부터 이어질 선교의 땅 답사를 준비하였다.
8월 31일(수),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7시에 출발하여 처음 당도한 곳은 보스포러스 해협.
이곳은 유럽과 아시아 대륙 사이에 있는 해협으로 약 1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위로는 흑해, 아래로는 에게해와 연결돼 있는 지리적 요충지다. 이곳을 통해 유럽 국가들이 아시아로 진출하고, 중국에서 시작된 ‘비단길’(silk road)을 거쳐 이곳 터키에 당도한 후, 보스포러스 해협을 건너면 유럽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 약 1시간 정도 작은 전세선을 빌려 역사적인 두 대륙 사이의 해협을 살펴보고, 이스탄불의 가장 중요한 유적인 ‘블루 모스크’와 ‘성 소피아 성당’을 살펴보았다. 특히, 성 소피아 성당(위 그림:왼쪽)은 현존하는 최고의 비잔틴 건축물로서 유스티니우스 대제(527-565 재위)의 명령으로 세워졌다. 1520년 스페인 세비야 성당이 완성되기 전까지 약 천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큰 성당이자 그리스 정교회 창설의 중심지로 역할을 하였다. 후에 1453년 오스만 트루크 족이 이곳을 지배하고 성 소피아 성당을 본 따 지은 이슬람 사원이 블루 모스크다. 정확히는 술탄 아흐메트 1세의 모스크로 불리는 ‘블루 모스크(위 그림:오른쪽)’는 내벽을 장식한 타일의 기초가 청색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1609년 착공해서 17년에 완공된 모스크로, 오스만 투르크의 고전기 건축을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하지만 이스탄불에서의 답사는 이와 같이 알려진 유명한 유적보다도 도시 곳곳에 남아 있는 고대 도시의 성벽, 즉 콘스탄티누스 황제에 의해 건축된 콘스탄티노플의 흔적들을 통해 박해받던 기독교가 공인종교가 되고, 후에 로마의 국교가 되며 약 천년 동안 이슬람의 침공을 막아주고 그리스와 러시아 등으로 복음을 전파하는 교두보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더 마음에 들어왔다. 특히 성 소피아 성당은 초기 기독교 시절 니케아 공의회(325년), 3차 에베소 공의회(431년) 등 수많은 공의회가 개최되어 오늘날 기독교 신학의 틀을 다진 기독교의 중심지였다.
성 소피아 성당을 둘러보며 감탄사를 연발하던 일행들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터키 항공을 이용하여 성경에서 ‘갑바도기아’로 기록된 지역의 도시‘카이세리’로 이동하였다. 이곳 갑바도기아는 특이한 지형 만큼이나 기독교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사도 베드로가 편지를 보내 돌본 목회지역 중 하나이며(벧전 1:1-2), 로마의 박해를 피해 수많은 초기 기독교인들이 동굴을 파고 은둔 생활을 하며 신앙을 지키고, 교회와 수도원을 건립하여 공동체 생활을 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9월 1일(목), 새벽 4시에 기상해서, 갑바도기아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열기구’를 타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 바람에 예민한 열기구라 새벽에 나섰다가도 뜨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날은 다행히 기상조건이 양호하여 모든 일행이 열기구에 탑승, 갑바도기아 지역을 상공에서 살펴볼 수 있는 특별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약 1시간 정도의 열기구 탑승 후,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한 후 ‘파샤바(Pasabag) 계곡(왼쪽사진)’과 ‘괴뢰메(Göreme) 수도원(아래 오른쪽사진)’, 그리고 고대의 지하도시라 할 수 있는 ‘데린구유(Derinkuyu)(아래 왼쪽사진)’를 답사하였다. 파샤바 계곡은 버섯 모양의 바위와 기암괴석들이 1천만 년 전에 일어났던 화산폭발과 지진, 비바람에 의해 만들어진 신의 걸작품이라 할 수 있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종교의 박해를 피해 이곳으로 밀려와 바위에 굴을 파서 생활 공간을 만들고 교회를 만들어 생활했다. 이곳에는 주거지 외에 교회와 지성소, 사원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특히 파샤바 계곡 근처에 형성된 ‘괴뢰메 수도원’은 사막 교부로 알려진 성 바질에 의해 건립된 곳으로, 당시 신도들이 마을을 형성하여 집단으로 거주하고 약 1천여 개 이상의 바위 교회를 만들어 생활하였다. 지역적으로 365개의 수도원 연합체로, 수도사들이 1일 1수도원씩 방문하여 1년간 순회하며 수련을 쌓았던 곳이기도 하다.
이곳 갑바도기아 지역은 지형적으로 모래가 굳어 형성된 ‘사암’ 지역으로, 작은 정 등을 이용해 손으로 쉽게 굴을 팔 수 있는 지형이라 이와같은 동굴 교회가 형성될 수 있었다. 특히 ‘데린구유’는 ‘깊은 우물’이라는 뜻으로, 2-3만 명이 거주할 수 있는 초대형 지하 도시라 할 수 있다. 현재까지 발굴된 것은 약 지하 8층 정도의 깊이로, 이곳에는 수많은 방과 식당, 교회, 학교뿐만 아니라 짐승들을 키우는 축사까지 발견되었다. 데린구유의 최초 터널과 동굴들은 약 4천년 전이나 그 이전에 처음 파여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기원전 700년경부터 자리를 잡아 혹독한 날씨와 적들의 공격으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점점 지하로 파들어가 생활하다, 후에는 종교적 박해를 피해 신앙 공동체를 형성하게 된 것이다. 규모 면에서 보면 로마의 카타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방대하며, 이 지역 외에도 주변의 수많은 지하 도시들과 연결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러한 유적지의 답사를 통해 믿음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자신들의 삶의 터전과 목숨을 걸고 신앙을 지키며, 후대에 전수해 준 결과 오늘날 복음의 세계적 전파가 이루어진 것이다. 데린구유를 뒤로 하고 일행들은 버스를 타고 성경 지명으로 ‘이고니온’이라 불리는 ‘콘야’(Konya)시로 이동하여 여장을 풀었다. 이고니온은 사도 바울의 1차 전도 여행 중에 말씀을 전파하여 유대와 헬라의 허다한 사람들을 믿게 한 곳이다(행 13:51-14:7).
출처 : 참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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