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30
“2018년은 별로예요. 왜냐하면 18이 있잖아요.” 새 해 첫 어린이예배에 참가한 꼬마가 선생님에게 한 말이었다. 지나가다가 나도 모르게 웃었다. 그럴 수 있겠다. 다른 사람들도 올 한해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다들 같은 핑계를 대겠구나. 나 역시 17이라는 승리의 수와 함께 보낸 작년에는 무슨 일을 해도 잘 될 거라는 배짱이 있었는데, 2018년이 다가오자 왠지 두렵고 걱정되는 마음이 몰려왔다. 그래서 새로 출간된 구속사 시리즈 제10권을 더 간절한 마음으로 붙잡고 읽게 되었다.
제목부터 마음을 사로잡는다. ‘하나님 나라의 완성, 10대 허락과 10대 명령.’ 부제는 ‘하나님의 구속사적 경륜으로 본 아브라함의 신앙 노정’이다. 이 책은 구속사 시리즈 최초로 아브라함이라는 한 개인의 삶을 집중하여 조명하고 있다. 책의 표지, 그 제목으로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위해 아브라함에게 허락하고 명령하신 것을 완전하게 익히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대체 무엇을 허락하시고 무엇을 명령하시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책을 펼쳐든다. 아브라함이 등장한다. 구속사 시리즈 제2권 ‘잃어버렸던 만남’의 내용이 오버랩 된다.
그리고 2013년 11월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하나님>이란 제목으로 전도인 발표를 했던 날이 떠오른다. 당시 나는 신앙생활 7년 차. 내가 생애 첫 성경 1독을 한 해에 구속사 시리즈가 발간되어서 열심히 따라가던 시기였다. 전도인 발표 날, 내가 가장 전하고 싶었던 것은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확신과 소망’을 전하는 것이었다. 교회에는 나왔지만, 천국에 대한 소망이 없던 나. 나 같은 사람이 이 땅에서라도 좀 더 괜찮은 사람으로 살면 감사하지 무슨 천국까지 바랄까 싶었던 나였다. 그런데 구속사 시리즈를 통해서 나는 하나님의 약속을 깨닫게 되었다. 잃어버렸던 하나님의 나라를 인생의 목적지로 되찾게 되었다. 당시 나의 일기장을 열어봤다.
우리가 인생에서 방황할 때는 좌표를 모를 때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내가 왜 존재하는지를 모를 때 말이다.
나의 좌표가 없던 시절 나는 이유 없는 눈물을 흘리곤 했다.
흔들리는 지하철 안. 붐비는 인파 가운데 퇴근하던 길.
내 안에서 끓어올라오는 이유를 알 수 없던 깊은 슬픔에
아무 역에나 내려 플랫폼 한구석에서 펑펑 울었다.
그냥 남들처럼 사는 평범한 날이었다. 나의 좌표를 모르던 시절이었다.
하나님의 구속사가 나에게 전해졌다.
이제 나에게는 BC와 AD라는 좌표가 생겼다.
예수 그리스도가 오시기 전과 다시 오실 것을 기다리는 역사의 좌표.
삶의 기준점이 생겼고 시작점도 알게 되었으며 완성의 날을 기다린다.
이 새로운 좌표를 따라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걷고 싶다.
인생은 결국 죽음으로 끝난다는 그 깊은 슬픔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다.
누구나 다 죽는다는 뻔한 결론 대신 변화와 부활의 반전을 꿈꾼다.
예수 그리스도의 손을 잡겠다.
세상의 종말은 두렵지만 구속사의 완성은 소망이 아닌가.
이 밤, 구속사 전도인은 잠이 안 온다. 7분, 어떤 이야기를 전해야 할까.
그날 나는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하나님의 나라가 오늘 우리에게 약속하신 나라임을 전했다. 나의 전도인 발표를 듣고, 저자인 박윤식 목사님은 천국에 대한 소망이라는 가장 큰 선물을 깨달은 것에 기뻐하셨다고 했다. 그게 첫걸음이었다. 하나님의 나라를 향한 노정의 첫걸음.
그리고 이제는 그 나라를 완성하라고 하신다. 2017년 12월 17일 출판된 제10권은 ‘구속사의 완성을 향한 믿음’을 다시 선물로 주신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그런 큰 믿음을 요구하시면 어쩌나 불안했는데, 그 믿음도 하나님의 허락으로 주시는 은혜로 받는 선물이라고 하신다. 2018년도에는 분명 18을 떠올릴 고난과 연단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당부하신다. “우리가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최종적인 믿음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아브라함처럼 택정함과 부르심을 받아 의롭다 하심을 받는 과정에서 연단과 고난을 거쳐야 합니다.”(제10권 결론 375페이지)
제10권 책을 다 읽고 나니 2018년이 달리 보인다. 20,10,8 그 숫자들이 말한다. 아담의 20대손인 아브라함에게 주신 10대 허락과 명령에 순종함으로 예수님이 전하신 8복을 소유하는 2018년이다. 정초부터 갈 바를 알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가보지 않은 길이니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아브라함처럼 어디를 가든 기도의 제단을 먼저 쌓고 기다려보자. 아브라함에게 언약하신 하나님이 바로 우리 아버지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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