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09
부산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생각날까? 타지 사람에게 부산이라는 지역은 해운대, 광안리, 태종대 등의 바다가 떠오르고, 간혹 특정 야구팀의 홈그라운드거나 혹은 부산항으로 돌아오라는 한 가수의 노래, 부산갈매기 노래 같은 음악으로 기억되기도 할 것이다. 물론 회, 밀면, 돼지국밥 같은 특정적인 음식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번 부산 답사를 떠나기 전에 그려본 부산의 이미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로 부산의 선교지와 교회들을 둘러보며 곳곳마다 남겨진 선교사들의 흔적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넘치도록 부어주신 도시였음을 저절로 고백할 수 있었다.
1800년대 말, 다른 나라에서 멀고 먼 땅 한국까지 찾아오려면 긴 시간 동안 배를 타고 항해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많은 사람과 물자가 이 부산항을 거쳐 갔을 것이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마음에 특별한 결심을 품고 한국을 향해 달려오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복음을 들고 우리를 찾아온 선교사들이다. 항해 기간은 길었으나 복음은 실로 비행기보다 빠르게 한국에 전파되었다. (라이트 형제가 최초로 비행기를 발명한 것이 1903년이기 때문에 복음 전파 당시 비행기는 존재하지 않았다.)
우리가 한국 기독교 역사를 이야기할 때 익히 들어본 이름들이 있을 것이다. 이미 타지역 답사 글에서도 많이 소개했던 언더우드, 아펜젤러, 앨런 선교사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초기 개신교 선교사로서 부산을 통해 한국에 첫발을 디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당시 한국으로 파송된다는 것은 선교(宣敎)이자 순교(殉敎)로 가는 활동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구한말 천주교에 대한 박해와 많은 천주교 순교자들, 그리고 대동강 변에서 좌초된 제너럴셔먼호와 토마스 선교사 등 수많은 사례가 알려졌을 것이다. 그러나 선교사들은 파송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복음을 전하기 위해 거리낌 없이 배에 몸을 실었고 마침내 부산을 통하여 한국에 첫발을 내디뎠던 것이다.
부산을 거쳐 인천 제물포에 도착해 선교를 시작했던 아펜젤러 선교사의 기도를 통해 당시 선교사들의 비장한 각오를 엿볼 수 있다. “오늘 사망의 빗장을 부수시고 부활하신 주님께 간구하오니 어둠 속에서 억압을 받고 있는 이 한국 백성에게 밝은 빛과 자유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한국 기독교 100주년 기념탑에 새겨진 기도문, 성지답사 인천 편 참조)
부산기독교총연합회와 부산 중구청에서 초기 선교사들의 입국을 기념하기 위하여 부산 광복동 ‘광복 쉼터’에 그들의 사진을 기록한 기념비를 세워두었다.
부산이 항구도시임을 생각할 때 ‘한강 이남으로 가장 먼저 세워진 교회’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교회가 바로 부산에 있다고 해도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 교회가 부산역에서 걸어서도 갈 수 있는,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부산역 도보로 10분 거리’, 마치 흔히 지하철에서 볼 수 있는 아파트 광고 같지만 놀랍게도 부산지역 모교회 중 하나인 초량교회 이야기이다.
초량교회는 미국 북장로회 선교사 윌리엄 베어드 (William M. Baird, 한국명 배위량) 선교사가 만든 ‘사랑방’ 교회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이후 일제강점기에는 당시 독립운동에 앞장서며 백산 안희제 선생의 백산상회 등 독립운동 단체 지원에도 힘썼고, 독립운동가들의 비밀 기도처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1926년 주기철 목사가 부임하면서 신사참배 반대 운동에도 앞장섰던 교회로 유명하다.
설립자 베어드 선교사를 기념하기 위한 ‘베어드 기념관’을 교회 옆에 운영하고 있으며, 초량교회 역사관도 운영하고 있었으나 역사관은 2020년 7월 이후 코로나로 인하여 운영을 잠정 중단한 상태이다.
◎ 장소안내 ◎
▶ 초기 선교사 입국 기념비
주소: 부산광역시 중구 광복동1가 (남포역 5번과 7번 출구 사이)
▶초량교회
주소: 부산광역시 동구 초량1동 초량상로 53
전화번호: 051-465-0533
▶백산기념관
주소: 부산광역시 중구 동광동3가 10-1
● 사진 및 내용은 다음과 같은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평강제일교회 에메트 인터넷선교회 사진팀(그외 사진 출처는 별도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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