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등장하는 여러 족보들 속에는 구원사의 비밀한 하나님의 경륜이 이름으로 압축되어 핵심적으로 요약 기록되어 있습니다.

1. 족보는 하나님의 구속사를 압축하고 있습니다. 
  족보란 ‘한 조상으로부터 비롯된 종족의 혈통 계보를 부계를 중심으로 도표화하고 아울러 그 발자취의 대강을 알기 위해 설명한 책’을 말합니다. 족보에는 혈통의 뿌리가 기록되어 있으므로, 후손들은 이 책을 근거로 위계질서를 갖추고, 서로 화목함으로 일치단결을 이룹니다. 그러나 성경에 나오는 족보는 인류의 구속사적 의미가 담겨 있는 족보로서 세상의 족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신구약 성경은 여자의 후손을 기다리는 경건한 자손들의 거대한 족보의 책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속사의 중요한 순간순간마다 족보가 분수령처럼 기록되어 있습니다. 족보로서 구속사의 한 시대를 마무리 짓는가 하면, 족보로서 구속사의 한 시대를 새 출발시켰습니다.
  특히, 창세기는 2300년이라는 기나긴 하나님의 구속사를 압축하고 또 압축한 열 개의 족보(톨레도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늘과 땅(창2:4), 아담 자손(창5:1), 노아(창6:9), 노아 아들들(창10:1), 셈(창11:10), 데라(창11:27), 이스마엘(창25:12), 이삭(창25:19), 에서(창36:1), 야곱의 족보(창37:2) 입니다. 이 외에도 대상1-9장에 나오는 아담부터 12 지파와 다윗에 이르는 족보들 속에는 신구약 성경 전체가 함축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마1장과 눅3장의 예수님의 족보는 아담부터 예수님까지 구속사를 하나로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마1장 족보는 구약 4천년 역사를 압축된 구속사의 요지로서  거기에는 하나님께서 창세전부터 계획하신 내용을 어김없이 이룩하신 비밀의 경륜이 압축되어 있습니다. 그 모든 비밀의 경륜을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로 압축하여 기록한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가 구약의 핵심이요, 신약의 근거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예수님의 족보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전 인류 역사의 분기점이자, 인류 구원의 중심점이 되신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이처럼 족보는 구속사의 거대한 맥으로서 밝은 빛을 비추고 있습니다.

2. 족보상의 이름은 그 사람의 일대기를 압축하고 있습니다. 
  족보는 모든 사건을 생략한 채 사람 이름으로만 채워집니다. 예를 들어 이순신 하면 그 이름을 통해 그 때 사건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상1장은 성경 66권 중에서 사람의 이름이 가장 많이 기록돼 있습니다. 대상1장은 족보임에도 불구하고 서론도 없이 그 모든 사건을 이름으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이름만 200여 개에 가까운데, 각 인물에 해당하는 사건까지 기록한다면, 신구약 성경보다 더 많은 분량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름은 그 사람의 일대기를 가장 간단하게 표현한 것으로서 단순히 다른 사람과 구분 짓는 칭호가 아니라, 한 개인의 전 생애를 대표하는 가장 간략한 전기입니다. 인간이 어머니 태에서 나와 사회의 일원이 되는 첫걸음이 바로 이름을 지어 부르는 일이 아닙니까? 그렇게 한 번 지어진 이름은 일평생 삶 동안에 그리고 죽은 후에도 따라다닙니다. 이름은 곧 그 사람의 일생, 시간과 추억, 업적, 공헌한 일들을 연상하게 해줍니다. 이렇게 이름만으로 기나긴 역사적 사건을 압축한 것이 족보입니다. 그러므로 족보에는 구속사의 뜻이 깊이 들어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상1-9장에 기록된 천 명이상의 모든 이름들을 구속사적으로 풀어 설명하려면 역대기 뿐 아니라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 전체를 심층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성도는 족보 속에 기록된 이름들을 통해서 그리스도 한 분을 향해 세차게 흘러가고 있는 구속사의 거대한 물줄기를 붙잡아야 됩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비밀한 경륜을 통찰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3. 영원부터 감취었던 비밀의 경륜은 족보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경륜(經綸)의 사전적 의미는 “일을 조직적으로 잘 계획한다, 천하를 다스린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경륜’은 하나님의 구속의 계획에 대한 우주만물의 운행과 질서, 시간에 대한 하나님 자신의 관리를 말합니다. 경륜(經綸)의 헬라어는 ‘오이코노미아’인데 ‘관리, 경영, 청지기’라는 뜻으로서 권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계획과 지략, 권위 아래 있는 사람이 위탁받은 직분, 관리 등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영원부터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 속에 감취었던 비밀의 경륜”을 사도 바울에게 드러내셨습니다(엡3:8-9). 사도 바울이 고백한 네 가지 경륜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믿음 안에 있는 하나님의 경륜입니다(딤전1:4). 하나님은 믿음을 통해서 구원을 얻게 하셨습니다. 둘째, 때가 찬 경륜입니다(엡1:9). 비밀의 경륜은 때가 다 찼을 때 공개되는 것입니다(갈4:4). 셋째, 은혜의 경륜입니다(엡3:2). 사도 바울은 자신이 복음의 일군 된 것도, 하나님의 비밀의 경륜을 알게 된 것도 모두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하였습니다(고전15:10, 엡3:3-4). 넷째, 비밀의 경륜입니다(엡3:9, 고전2:6-12). 예수님을 통한 인류 구원은 영원부터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 속에 감취었던 비밀의 경륜입니다. 이 비밀은 만세와 만대로부터 감춰진 비밀입니다(골1:26, 엡3:9, 고전2:7).

결론 : 족보를 통해 하나님의 비밀 경륜인 그리스도, 영광의 소망이신 그리스도를 밝히 깨닫고 사도 바울 같은 일군들이 되기 바랍니다(골1:27. 딤전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