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라암셋
2006.08.15
라암셋(Rameses)은 애굽의 나일강 하류 델타 동북부에 있던 삼각주의 중앙 부분에 있는 성읍으로 나일강의 타니데익 지류 동쪽에 있는 국고성이며 요새 성읍이다. 이름은 ‘레’(Re·태양신)는 ‘그를 낳았다’란 뜻이다. 바로는 요셉과 그 친족(이스라엘 백성)을 위하여 애굽에서 가장 비옥하고 살기 좋은 땅인 고센 지역을 정주지로 허락하였는데 라암셋은 고센 지역 중 고정된 한 구역이다(창47:6, 11). 라암셋이 성경에서 유명한 것은 야곱 이후 400년 동안 그 후손들이 거주하면서 이스라엘이라는 큰 민족을 이룬 후 모세의 인도로 애굽을 탈출할 때 출발지였기 때문이다.
라암셋은 이집트의 수도인 카이로에서 북쪽으로 약 250km 떨어진 곳에 있다. 실제로 성경에 나오는 고센 지역은 강수량은 아주 적으나 아프리카 수단에서부터 흘러내리는 나일강으로 인해 이루어진 세계적인 곡창지대이다.
라암셋은 현재 산 엘 하가르(San El Hagar)로 고대 이집트에서는 타니스로, 신왕국 때에는 피 라암세스(‘라암세의 집’이란 뜻)라 불린 곳으로 고왕국시대부터 번영하여 제2중간기에는 셈족 중 하나인 힉소스에게 100년 동안 점령돼 수도가 되었다. 그후 타니스 말기 왕조 시대에도 200여년 간 수도가 되었고,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때까지 번영을 누렸다.
이처럼 중요한 피라암셋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람세스(라암셋)와 동일시된다고 보고 있다. 라암셋은 150년간 발굴작업이 이루어졌으나 지하수 분출로 일부분만 발굴돼 있었다. 그래서 관람이 가능한 곳은 아몬 대신전과 말기 왕조시대 왕가의 네크로폴리스(낮은 지역의 도시)뿐이다.
라암셋 유적으로는 애굽의 바로였던 시삭과 오솔콘의 무덤이 있었으며 대부분 라암셋의 석상과 우물터가 발굴되어 있었다. 특히 거대한 크기의 오벨리스크가 7개나 된다는 사실에 당시 라암셋의 규모를 실감케 했다.
아직도 이곳에는 당시 흙으로 만든 벽돌들이 많이 남아 있었다. 특이한 사실은 벽돌 일부에는 짚이 있었으나 또 다른 벽돌에서는 짚이 보이지는 않았다. 그것은 구약성경 출애굽기의 기록에 나타나 있듯 이스라엘 백성들은 처음에는 짚을 공급 받아 벽돌을 만들었으나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보내라고 요구한 이후 바로는 그들에게 짚을 주지 않고 이전과 같은 양의 벽돌을 만들도록 한 사실을 상기시켜줬다(출5:6∼14).
한 마디로 라암셋은 이스라엘의 고난의 역사로 얼룩져 있는 곳이다. 라암셋에서 울려 퍼진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음소리는 하늘에 사무쳤으며 하나님은 고통 가운데 부르짖는 그들의 신음소리를 들으시고 모세로 하여금 출애굽의 역사를 이루셨다(출3:7∼10).
하나님의 역사는 참으로 오묘하여 인간은 헤아릴 수 없음을 라암셋의 흙벽돌 속에서도 깨닫게 된다. 이스라엘이 라암셋에서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었을 때 하나님은 그런 고통과 고난 가운데서도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던 자손 번성에 대한 축복을 이루어가셨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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