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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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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너무 내가 게을렀다. 예전엔 우는 사자와 같이 삼킬 자를 찾아 다녔다는데, 어느새 이 교회를 바라보노라면, 고양이가 되어 버린 내 자신을 발견했다. 그간 이단으로 몰아쳐서 짭짤한 듯 하다가도 몇 년전 12월 17일, 결정적으로 패퇴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여기에 머무를 수는 없지. 내부에 씨를 뿌려, 차근차근 성공의 그 날을 노려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책에도 나온다. 눈물로 씨를 뿌리는 자,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암튼.. 그래서 이 늦은 밤, 몇 가지 전략을 한번 꾸며본다.


이 넘의 교회는 그렇게 이단이라고 몰아쳐도 꿋꿋이 새벽마다 모이고, 집회마다 모이고, 게다가 요즘은 청년연합예배까지 만들었다. 질색이다. 그 날이 올수록 모이기를 더디해야 하는데 왜들 이러는가. 그간 배운 가르침을 잊을 때도 되지 않았나? 잊을만 하면, 노트 꺼내 보고, 녹취록 보고, 이제는 없어진 ‘카세트 테이프’라는 것까지 듣고 정말 재수 없는 성도들이다. 

 

14년 12월 17일이, 이제 어언 2년이 가까이 오는데 의심과 불신의 독초가 자랄만 하다가도 뽑히고.. 당췌 자라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오류동 산 동네에 와서, 다 쓰러져가는 부대 막사 개조해서 성전을 짓더니, 너무 아름다운 평강의 동산이 되었다. 2007년부터는 구속사시리즈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 중에 고갱이다)를 그렇게 배워대더니, 전 성도가 어린아이까지 줄줄 외고 다닌다. 재수없다. 어린 아이들은 사상과 이념이 아직 채 여물지 않았으니, 백지 상태로 자유롭게 크도록 놔둬야 한다고, 그리 미혹시켰건만, 들은 척도 안 하고, 아이부터 어른들까지 그리 성경과 구속사시리즈를 외워댄다. 이봐! 그만 좀 해!


불평하지도 않고, 원망하지도 않는다. 정말 재수없다. 불평은 또 다른 불평을 낳고, 원망은 또 다른 원망을 낳는다. 마침내 그 불평과 원망이 습관이 되는 것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습관이겠는가. 그것도 모르고… 왜 이리 작업봉사가 많은지. 왜 소각장은 내가 치워야 하는지. 왜 식당에서 설거지까지 해야 하는지. 성전은 왜 이리 넓어서 매주 청소해야 하는지. 졸립고 힘든데 초소철야까지 해야 하는지. 성전 문지기가 아름다운 사명이라고? 재수없다. 불평할 게 한 두 개가 아닌데 말이다. 편하고 편하게 생활하면 되는데, 그 놈의 공부에, 세미나에, 게다가 무섭게스리 사관학교까지.. 아 정말 재수 없다.


그래도 약한 고리가 좀 보이는 거 같기도 하다. 가인과 아벨에게서 시작된 미움의 역사처럼. 조짐이 좀 보이는 거 같기도 하다. 사랑으로 하나되어 2배 부흥하는 교회? 내가 제일 싫어하는 표어다. 아니 성도들끼리 좀 미워하고 다투고, 중보기도 따위 때려치우고, 구속사의 전진 같은 어려운 생각 접어두고 투닥투닥 하며 살아야지. 처음 온 사람? 신경 쓸 여가가 어딨나,. 내 코가 석자지. 그렇지, 그래야 인간적이지. 당췌 인간적인 맛이 없는 성도들이다.


진짜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그 분이 교회에 안 계시(는 거 같지만.. 내 눈엔.. 그래도 많이 무섭다.. 아이고..)는데 왜 이리 성도들은 그 분의 가르침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애쓰는가. 그거 지키면 밥이 나오나.. 이봐 이봐 그렇게 팍팍하게 살지 마. 성실? 진실? 이런 거 구태의연한 거야.


아무튼 포기하지 않으련다. 수천년 싸워왔는데, 오늘 내일 낙심할 필요 있나. 왠지 그 날이 가까이 오는 거 같아 더욱 무서워지지만, 그럴수록 나는 이 교회, 이 동산에 어둠의 씨를 맘껏 뿌려 보련다. 방심하고 있어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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