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66
등록일

2016.05.21

pkblog_body_63.jpg



行一致(언행일치). 내가 초등학교 시절 가장 처음 배웠던 사자성어로 기억한다. 교내 서예대회의 주제 글이었는데 선생님이 칠판에 써 주신 대로 심혈을 기울여 따라 ‘그리기’를 수십 번 반복하다 보니 머릿속에 완전 입력이 되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언행일치가 나의 좌우명이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냥 어린 시절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되었던 사자성어였을 뿐 실제 나의 삶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언행일치가 있어 왔다.  

 

暉宣思想(휘선사상). 5월17일 평강의 날, 교회의 설립자이신  박 아브라함 원로목사님을 기념하는 휘선 기념실 개관예배에서 사회자 목사님의 선창에 따라 우리 모두는 외쳤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굳게 다짐했다. 각자가 휘선사상의 계승자, 전파자가 되겠노라고.

 

개관예배 설교에서 이승현 담임목사님은 휘선사상은 곧 예수 사상, 말씀 사상, 사랑의 사상이라고 증거하셨다. 이어진 2부 개관식에서 축사를 맡은 이인영 국회의원은 휘선사상이 하나님 말씀 중심, 그리고 나라사랑임을 강조하였다. 이어서 가족 대표로 감사의 인사말을 전한 박승천 장로님은 행사 전날 구례에 도착하여 ‘휘선사상’이라고 써진 현수막을 보고 과연 휘선사상이 무엇일까를 자신에게 수십 번이나 묻던 중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라는 빌립보서 2장 5절의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다는 간증을 하셨다. 엄격한 잣대로 자식들을 키우신 원로목사님의 아들로 살아온 날들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항상 원로목사님은 한없이 자신을 낮추시고 조건 없는 사랑을 베풀어 주신 예수님의 마음을 품으셨고 실천하셨다는 장로님의 고백이 이어졌다. 이를 들으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가슴이 뭉클해 짐과 동시에 왜 나도 그 모습을 보았지만 그렇게 닮지 못했을까, 아니 닮으려고 더 노력하지 않았을까 하는 나 자신에 대한 자책과 원망이 교차함을 느꼈다.

 

행사 후 서울로 올라오는 차 안에서 휘선정신은 나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 생각했다. 구속사 말씀 중심의 삶, 성전 중심의 삶, 조건 없는 사랑, 자신을 결코 드러내지 않는 겸손함… 아마  평강의 성도들이 생각하는 휘선정신은 다양할 수는 있겠으나 근본적으로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들은 삶 가운데 걱정과 근심이 있을 때마다 원로목사님을 찾아뵈곤 하였다. 극심한 피로와 머리를 바늘로 찌르는 듯한 대상포진의 고통, 마지막 대장암 투병의 순간에도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여 주셨고 오히려 우리들에게 말씀과 기도로 위로와 격려, 때론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으셨던 그 원로목사님의 모습이 지금도 머릿속에, 마음이 아릴 정도로 너무나 생생하다. 그런 원로목사님이 지금 우리 곁에는 계시지 않지만 원로목사님이 우리들에게 남기신 “휘선사상”은 우리들이 계승하고 전파해야 할 위대한 신앙의 과업이라 생각한다.


휘선사상이 위대한 이유는 휘선 박 아브라함 목사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자신의 믿음과 예수 그리스도의 무한하신 사랑을 삶을 통해 몸소 실천하셨기 때문이 아닐까. 원로목사님께서 아무리 우리들에게 말씀과 기도로 권면하셨다 하더라도 본인의 평생 삶의 모습이 그 가르침과 달랐다면 우리가 과연 원로목사님을 지금과 같이 존경하면서 휘선사상을 운운할 수 있을까?


반대로, 우리가 휘선사상의 계승자로서 그 사상을 배우고 전파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우리의 삶의 모습 가운데 휘선의 모습,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이 비춰져야 할 것이다. 아무리 깊고 오묘한 구속사의 말씀을 외친다 하더라도 듣는 사람이 우리들의 삶 가운데 그 말씀이 증거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그 마음을 느끼지 못한다면 우리는 고린도전서13장 1절과 같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言行一致(언행일치). 예수님께서 실천하셨고, 휘선 박 아브라함 목사님께서 우리들에게 일생을 통해 보여주셨다. 안타깝게도 나는 언행불일치의 삶을 아직도 살고 있다. 구속사 사관학교를 이수하고 예배를 통해 구속사의 말씀을 배우며, 나름 교회의 직분을 맡으면서 주님의 일에 헌신한답시고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과연 내 삶 가운데 얼마나 휘선의 모습이 비춰지는지, 얼마나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 있는지 다시 한번 회개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런 깨달음을 주심에 너무나 감사한 마음으로 집에 도착했다.



6f3480f9eca5f542e6efe53f98f326de.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66

#67. 말쟁이가 없어지면 _ 홍봉준 file

말쟁이가 없어지면 “나무가 다하면 불이 꺼지고 말장이가 없어지면 다툼이 쉬느니라”(잠 26:20) 이 말씀을 읽을 때마다 나도 모르게 무릎을 탁 치게 된다. 본질을 꿰뚫는 통찰과 맛깔스러운 비유가 너무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나무에 불이 ...

 
2016-06-18 683
65

#66.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의 의미 _ 김정규 file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한복음 8장 32절) 개척교회가 되었든 대형교회가 되었든 교회마다 성경 구절을 기록한 현판이나 문패, 또는 걸개 형식의 현수막을 걸어놓고 아직도 회심하지 않는 많은 사람들에게 예수님...

 
2016-06-12 1475
64

#65. Jesus Take the Wheel _ 원재웅 file

지난주 화요일 새벽 1시 즈음이다. 일을 마치고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따라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도로에는 차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약 100m앞에서 달리고 있는 화물차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양옆 차선...

 
2016-06-05 660
63

#64. 쉽게 쓰여진 글 _ 강명선 file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글이 이렇게 쉽게 쓰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런 부끄러운 일을 잘 도 한다. 내 생각 내 삶의 단상을 기록하는 나의 카카오 스토리에는 쉽게 쓰여진 글들이 많다. 문득 나타난 한 풍경 앞에 시간을 정지 시키...

 
2016-05-29 664
»

#63. 휘선사상 _ 김태훈 file

言行一致(언행일치). 내가 초등학교 시절 가장 처음 배웠던 사자성어로 기억한다. 교내 서예대회의 주제 글이었는데 선생님이 칠판에 써 주신 대로 심혈을 기울여 따라 ‘그리기’를 수십 번 반복하다 보니 머릿속에 완전 입력이 되었던 것 같다. 그...

 
2016-05-21 673
61

#62. 이순신 장군도 천국에 갔을까? _ 김진영 file

※본 글은 특정인에 대해 모욕 또는 명예훼손 할 목적이 전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2016년이 시작한 지 벌써 5개월이 지났고, 어느덧 평강제일교회에는 전도의 달이 찾아왔다. 매년 찾아오는 전도의 달이지만, 올해는 교회적으로 많...

 
2016-05-15 1349
60

#61. 어머니의 기도 _ 박남선 file

새벽 어스름이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어머니의 기도 소리가 들립니다. 그렇게 저의 하루는 어머니의 기도와 신앙고백 소리를 들으며 시작됩니다. 따뜻한 아침상을 정성스레 차려주신 어머니께 감사하다는 표현도 없이 식사를 마치고 무심히 자리에...

 
2016-05-08 917
59

#60. 남자가 민첩할 때 _ 지근욱 file

휴일이나 퇴근 후 소파에 몸을 붙이고 리모컨과 삼위일체가 되는 남자들. 아내의 눈꼬리가 조금씩 올라가고, 청소기를 시끄럽게 돌리며 소파에 가로로 누운 남편과 근접전을 펼치지만, 몸만 조금 비틀뿐 요지부동이다. 결국 잔소리가 폭발하면 그제야 일...

 
2016-05-01 662
58

#59. 당신의 취미는 무엇입니까? _ 하찬영 file

사회생활을 하며 이 사람 저 사람 만나게 되면서 자연스레 여러 가지 질문들을 받게 마련인데, 나 같은 싱글 아재, 독신 남성에게 물어보면 서로 난처해지는 질문들이 있다. 보통 “아이가 어떻게 되세요?”부터 시작되는데, “결혼 안 하셨...

 
2016-04-25 656
57

#58.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 _ 박승현 file

 모든 일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1997년 IBM에서 개발한 슈퍼컴퓨터 ‘딥 블루’가 세계 체스 챔피언을 꺾었을 때 <뉴욕 타임스>는 ‘바둑에서 컴퓨터가 사람을 이기기 위해서는 100년 이상이 걸릴 것이다.’고 ...

 
2016-04-17 600
56

#57. 재수 없다 _ 송인호 file

그간 너무 내가 게을렀다. 예전엔 우는 사자와 같이 삼킬 자를 찾아 다녔다는데, 어느새 이 교회를 바라보노라면, 고양이가 되어 버린 내 자신을 발견했다. 그간 이단으로 몰아쳐서 짭짤한 듯 하다가도 몇 년전 12월 17일, 결정적으로 패퇴하지 ...

 
2016-04-10 696
55

#56. 책이 지니는 세 가지 몫 _ 홍미례 file

책은 세 가지 몫을 가집니다. 저자의 몫과 독자의 몫, 나머지 하나는 하나님의 몫입니다. 책이 지니는 몫은 트라이앵글의 구조를 이룹니다. 책은 다양한 텍스트들의 총집합인데 그중에는 유일한 텍스트도 있습니다. 성경이 바로 그렇습...

 
2016-04-04 522
54

#55. 십자가를 생각하며 _ 김형주 file

고난주간 속에는 예수님의 33년 전 생애가 함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영생을 약속받는 확실한 증거가 예수님의 부활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당하신 예수님의 고난과 아픔, 죄악된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측량하기 ...

 
2016-03-26 535
53

#54. 막힌 담을 허물고 _ 홍봉준 file

얼마나 답답했을까? 사방이 담으로 꽉 막힌, 교도소 담장과 감방 사이를 구분 짓는 벽들로 둘러싸인 것 같은 이 땅의 삶이란! 그것은 간단하게 ‘답답하다’, ‘갑갑하다’ 정도로 표현할 정도의 상황이 아니다. 알고 보면 엄청난 폭력이요 억압이다. 다...

 
2016-03-20 875
52

#53. 하나님의 대로를 평탄케하는 남아있는 자, 하나님의 기쁨 _ 박다애 file

2016년도 주일4부예배가 청년연합찬양집회로 시작되었다. 청년 기관에서 각각 찬양의 사역을 담당하고 있는 샤론찬양선교단(외치는 자의소리여 가로되 너희는 광야에서 여호와의 길을 예비하라 사막에서 우리 하나님의 대로를 평탄케 하라...

 
2016-03-13 690
51

#52. 청년이여 일어나라 _ 원재웅 file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온 국민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당했던 시절이 있었다. 산업화 이후로 고도성장을 해오던 우리 경제가 한꺼번에 휘청하면서 거리에는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넘쳐나고 가정이 파괴되기도 하였으며 많은 기업들이 ...

 
2016-02-27 824
50

#51. 2월이 존재하는 이유 _ 강명선 file

요즘 달력을 자주 본다. 2월이기 때문인가. 겨울이 지겨워서 빨리 이별하고 싶어지는 달이다. 나는 마침 이른 봄방학을 맞이하여 한 달의 공백기를 가지게 되었다. 재충전의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불안과 염려의 시간이 될 수도 있는 아주 묘한 ...

 
2016-02-20 526
49

#50. 교회가 클래식 음악을 들어야 하는 이유 _ 김정규 file

아름다운 성가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 “오셔서 들어보세요. 정말 힐링이 됩니다. 골치 아픈 일도 사라집니다. 꼭 오세요. 안 오시면 1년 동안 후회할 연주예요.” 얼마 전 CTS홀에서 연주회를 펼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공연 시작 전까지...

 
2016-02-13 1549
48

#48. 온전한 주일 성수 _ 김태훈 file

해외출장을 자주 다니다 보면 이런저런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된다. 처음 며칠은 시차가 맞지 않아 고생하기도 하고, 체류 기간이 길어져 몸이 현지 시간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될 즈음이면 집 밥이 몹시 그리워지기도 한다. 말이 잘 통하지 않다 보니 ...

 
2016-01-30 701
47

#47. 모르면 억울하다 _ 김진영 file

사람들 사이에 분쟁이 일어나면 어떤 주장이 맞는지 판단하기 위해서 '법'이라는 기준이 등장한다. 그런데 우리가 기준으로 삼기로 한 여러 가지 법들은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실체적 진실에 반하는 결론이 날 때가 종종 있고, 이로 인해서 ...

 
2016-01-23 645
PYUNGKANG NEWS
교회일정표
2024 . 12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찬양 HYMNS OF PRAISE
영상 PYUNGKANG MOVIE
08345 서울시 구로구 오류로 8라길 50 평강제일교회 TEL.02.2625.1441
Copyright ⓒ2001-2015 pyungkang.com. All rights reserved. Pyungkang Cheil Presbyterian 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