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29
모리아 성전 30년
2023년 11월 7일(화) 평강제일교회 모리아 성전이 헌당 30주년을 맞이했다. 평강제일교회는 11월 5일 주일 2부예배를 통해 ‘모리아 성전 헌당 30주년 기념예배’를 드렸다. 휘선(暉宣) 박윤식 목사의 모리아 성전에서의 첫 설교 ‘헌당예배’ (1993.11.14 주일)를 다시 상고했다. 모리아는 새 예루살렘의 모형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됐고, 모리아 성전의 설계는 하나님의 사랑의 손길이 2층에서부터 내려와 성도를 품어 안아주는 모습임을 깨닫고, “안심하라, 왜 염려 하느냐. 내 품에 있으면서” 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뜻대로 살지 못하면 예배당까지도 뽑아서 던지시는 공의의 하나님이심을 두렵게 깨달았다.
이어 성전 건축과 헌당의 역사를 회고하는 생생한 영상이 상영됐고, 전 교역자와 직원들의 특별 찬양(파도 속에서 주 손길, 이 믿음 더욱 굳세라)이 감사와 감격 속에 드려졌다. 이날 30년을 맞이한 모리아 성전 1,2층은 성도들로 가득 찼다. 모리아 성전 마당에서는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사진전이 열렸고, 아름다운 기념품이 성도들에게 증정됐다.
‘모리아’ 성전 30년
‘모리아’는 구속사(救贖史) 완성을 상징하는 곳이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친 곳이 모리아의 한 산이며, 다윗은 예루살렘의 가장 높은 지역인 이곳을 원주민 아라우나에게 매입해 제단을 쌓았다. 바로 그 터에 아들 솔로몬이 성전을 지었고, 이후 스룹바벨 성전과 헤롯 성전이 건축됐다. 예수님도 이곳에서 많은 사역을 하셨고, 유대 고대 전설은 하나님이 이곳에서 흙을 취해 아담을 창조하셨다고 기록하고 있다. 모리아는 지금도 이스라엘과 이슬람이 모두 최고의 성지로 간주해 치열한 각축을 벌이는 지역이다. 현재 진행 중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도 이곳을 둘러싼 갈등이 직접적 원인이 됐다. 휘선(暉宣) 박윤식 목사는 오류동 이전 후 건축한 성전과 여주 평강제일교회 주 성전을 모두 ‘모리아’라고 명명함으로써 구속사 완성을 위한 헌신의 의지를 밝혔다.
모리아 성전 ‘30년’
모리아 성전 건축은 1992년 7월 시작됐다. 1년 4개월 뒤인 1993년 11월 7일(주일) 헌당 예배를 드렸고, 당시 9명의 목사와 11명의 장로가 장립됐다. 30년은 한 세대가 성장하는 시기며, 성경에서도 30은 자격자, 사명을 감당할 장성한 자로 성장하는 기간이다. 예수님의 공생애도 30세에 시작됐고, 요셉이 총리된 된 나이, 다윗이 왕이 된 나이, 제자장이 정식 직분을 시작하는 나이도 30세이다. 유종훈 대리회장은 이날 “모리아 성전 30주년은 열방이 몰려오는 언약 성취를 향한 마음을 새롭게 하고, 구속사 시리즈 12권 완간과 각국 언어로의 번역 등 진정한 사명을 감당하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30년, 어떤 역사가 펼쳐졌을까. 성도 각자의 삶을 통해 지난 3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사명을 내다봤다.
“저는 스무 살이었고, 헵시바 93학번으로 성전건축에 참여했습니다.”
그때는 교회가 오류동으로 막 이전했던 시기여서, 남녀노소 전 성도가 수시로 모리아 성전 건축을 비롯한 교회 작업에 자원하여 참여했습니다. 대학 신입생이던 저는 헵시바(청년1부) 93학번으로, 건축 현장에서 벽돌과 시멘트를 나르는 역할로 동참했습니다. 당시에는 정문 초소 뿐 아니라 모리아 성전 공사 현장에도 천막으로 된 임시 초소가 있었고, 방범을 위해 새벽 모기에 뜯겨가며 현장을 지켰던 기억도 납니다. 우리 교회 건축의 특징은 전문 기술이 필요한 부분 외에는 대부분이 교역자, 성도들의 헌신으로 이뤄진다는 것이지요. 모리아 성전을 헌당하던 날에는 성전 계단과 복도까지 발 디딜 틈이 없이 성도들로 가득 찼습니다. 저는 성가대원으로 예배드리고 싶었는데 이미 성가대 좌석이 다 차는 바람에 모리아 성전 2층에서 예배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모리아 성전 헌당 후 석 달 만에 교회에 큰 환난이 닥쳐왔습니다. 저의 20대는 우리 교회가 큰 사명을 지닌 비전 있는 교회라는 자부심과 동시에, 교회적으로 큰 환난을 겪은 혼란의 시기였습니다. 그때도 성도들은 모리아 성전에 모여서 교회의 위기를 극복했어요. 어려웠던 시기였음에도 교회는 오히려 부흥했죠. 지금 우리가 원로목사님(휘선 박윤식 목사)의 영상설교를 모리아 성전에서 함께 듣는 것처럼, 당시에도 원로목사님은 해외에서 주일날 직접 전화로 설교를 하셨어요. 30년이 지난 지금 우리 교회가 또 다른 모습의 위기를 겪고 있지만, 저는 이번에도 모리아 성전이 환난을 극복하는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헌당예배 날에 저는 11살이었고 모리아 성전 계단에서 율동을 했어요.
당시 엄마에게 이끌림 받아 주일학교 임원단과 율동부를 꾸준히 하고 있었지요. 30년이 지나 저도 11세 된 딸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자식들에게 신앙전수를 잘해야 한다고 늘 강조하신 원로목사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제 딸도 주일학교 임원단과 성가대등 봉사의 자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모리아 성전은 저의 삶에서 ‘예배를 드림으로 내가 살아있음’을 체험하게 해주신 곳이에요. 결혼 전에는 모리아 성전에서 샤론 찬양단도 하고, 예배 안내위원도 했어요. 그러다 아이를 낳고는 몇 년을 모리아 성전에 못 올라갔죠. 아이가 성장하고, 모리아에 올라가서 예배를 드리게 되자 살아 숨 쉬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내가 살아있구나.’ 정말 너무 감사했지요.
요즘은 ‘젊은 우리가 모리아 성전을 가득 채워야 한다.’는 마음으로 모리아 성전에 올라가요. 그동안 나이 많으신 권사님들이 예배를 이끌어 오셨잖아요. 이제 신앙전수를 받은 저희가 앞으로 나가야죠. ‘말씀은 맨 앞자리에서 들으라.’고 배웠잖아요. 모리아 성전 가운데 앞자리를 채워야죠. 많은 청장년들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이야기해요. 영아부 자녀를 둔 제 친구는 주일예배 때 바이올린 연주자가 부족하다고 하자 몇 년 만에 꺼내든 바이올린을 메고 모리아 성전으로 올라갔어요. 교회에 어려움이 오면 나태한 마음이 사라지고, 오히려 신앙전수가 더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저희 가정도 교회를 지키는 일에 하나가 되면서 신앙으로 돈독해졌어요. 모리아 성전 30주년을 맞이하면서, 저도 믿음의 대를 잘 이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됩니다.
저는 모리아 성전 건축 책임자였고, 헌당예배 때 장로로 장립 받았습니다.
당시 저는 중소건설회사 책임자였는데 원로목사님께서 모리아 성전 건축 책임자로 함께 일해달라고 말씀하셨고 성심으로 일했습니다. 교회가 오류동으로 이사 왔지만 큰 성전이 없어서 예루살렘 성전과 미스바 성전 등 여러 곳에 나뉘어서 예배를 드렸죠. 원로목사님은 ‘주일 2부 예배를 성가대와 같이 드릴 성전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어요. 그래서 임시 성전으로 현재의 모리아 성전을 짓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1층 건물로 시작했다가 설계 변경을 여러 번 해서 2층으로 증축하게 되었습니다. 가설 건물로 시작했는데 준공하고 보니 5천 명이 함께 예배를 드릴 성전이 되었어요. 진짜 감개무량했지요. 원로목사님은 처음부터 ‘가건물을 짓는다.’고 하셨고, 저는 10년 정도 사용될 줄 알았는데 이 건물이 30년이나 주 성전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생각을 못 했습니다. 원로목사님은 “모리아 성전보다 6배 큰 성전을 짓는다.”고 여러 번 말씀하셨습니다. 건축의 법적 문제가 해결되면 현재의 에담 식당을 중심으로 진짜 본 성전이 세워지고, 주차장은 지하층으로 다 내려가고 지상은 공원이 되는 모습을 그리셨습니다. 모리아 성전이 500평 규모이니, 6배 더 큰 성전이면 3,000평 규모가 되는 겁니다. 저는 지금 83세입니다만 새 성전이 건축될 때까지 살아있어서 늙은 몸이지만 벽돌 한 장이라도 나르는 것이 소원입니다.
성도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1993년 7월에 모리아 성전의 모습이 드러났지만, 당시까지 성전을 올라가는 길이 없었습니다. 지금 차도로 이용되는 좁은 길만 있었지요. 저희가 모리아 성전으로 이동하는 편리하고 안전한 몇 가지 방안을 제안 드리자, 원로목사님은 “공사가 어렵더라도 계단으로 설치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시면서 “모리아 성전 계단을 못 오르는 사람은 죽은 사람이다.”, “오래 살려면 많이 올라라.”라고 하셨어요. 원로목사님은 모리아 계단을 오르시는 성도의 영혼의 구원과 육체의 건강을 함께 생각하셨습니다. 그러니 계단을 설계하신 원로목사님의 마음을 생각하며 모리아 계단을 즐겁게 오르시고, 건강을 지켜서 구속사의 말씀을 세계만방에 전파하고 변화 받는 날을 기다리는 평강의 성도님들 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당시 전도사로 성전공사에 참여했고, 헌당예배 때 목사로 임직 받았습니다.
당시 교회가 오류동으로 이사 와서 군부대 막사를 예배당으로 개조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오류동 역에서 교회까지 줄을 설 정도로 매주 엄청난 전도가 이루어졌어요. 교역자들이 무전기를 들고 성전마다 배치돼 좌석을 안내해도 조금만 늦으면 자리가 없었습니다. 더 큰 성전이 있어야 했어요. 저희는 공사하러 올라가면서 성전의 이름부터 ‘모리아’이기 때문에 무조건 순종해서 일했어요. 순종해서 예비된 축복을 받는 곳이니까 매일같이 은혜였습니다. 원로목사님은 성전을 헌당한다는 것은 하나님 나라의 큰 영광이라고 여러 번 말씀하셨어요.
제가 성전건축에 참여하고 헌당 예배에서 목사 임직을 받은 후, 원로목사님께서는 저에게 지교회 목회를 맡기셨습니다. 저는 봉덕, 춘천, 속초, 전주의 지교회를 거처 현재는 여수 푸른동산교회의 담임목사로 구속사 말씀을 전하고 있습니다. 원로목사님은 ‘끝까지’라는 말을 뼈에 사무치게 강조하셨습니다. 모리아 성전 30주년, 저의 목회 30주년을 생각할 때, 끝까지 ‘아버지를 아버지로 모시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끝까지 구속사의 말씀을 땅 끝까지 증거하라는 하나님 아버지의 명령을 사명으로 알고 살겠습니다.
저는 성전 공사할 때 새벽부터 나와서 일하시는 분들의 밥을 지었습니다.
당시에 저는 베들레헴 식당 초기 멤버였습니다. 베들레헴은 마치 ‘함바 식당’(공사장 근로자들이 밥을 부쳐 먹는 식당) 같은 역할을 했어요. 제가 38살이었으니 애들이 어리니까 새벽밥을 지으러 나오는 것이 무척 버거웠던 때였어요. 1989년도에 원로목사님을 처음 만나 말씀으로 천국을 맛보는 생활을 하다가, 모리아의 ‘고통’이 시작되었죠. 일인 몇 역을 감당해야 하다 보니 마음이 괴로와지고, 힘든 현실에 내 속의 악이 보이니까 자괴감에 빠져들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니 모리아 성전 건축은 나와의 싸움이었어요.
어느새 30살이 된 모리아 성전을 추억해보니, 원로목사님의 주례로 제 아들과 딸이 모리아 성전(오류동 모리아, 여주 모리아)에서 결혼한 일이 떠오릅니다. 2013년도는 원로목사님께서 천국 입성하시기 1년 전이었는데, 서둘러 결혼식을 올리기를 권유하셨고, 결혼 장소 역시 모리아 성전으로 강권하셨습니다. 그 의미를 생각해 보니 결국 모리아는 하나님 아버지께 나를 바치는 곳이었습니다. 내 청춘도 바치고 내 모든 것을 죽이고, 애들도 바치는 곳. 그래서 제가 우리 애들한테 ‘모리아에서 결혼시켜주신 의미를 너희는 잘 깨닫고 보답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 덕분에 지금 4명의 손자, 손녀를 둔 할머니 역할을 감당하게 해주심을 감사드립니다.
모리아 성전 기초를 닦을 때 원로목사님은 절대 외부 업자를 쓰지 않으셨어요. 우리 교회 교역자들과 직원만 일하게 하셨고, 외부인이 성전 터에 침 뱉고 담배꽁초 버리지 못하도록 성전공사 현장에도 지킴이가 있어서 아무나 들어가지 못하게 하셨어요. 모든 교회 연수원 작업을 하면서 그런 ‘성별’을 우리한테 훈련 시키셨어요. 이제는 우리 마음도 성별된 장소가 되어 예배를 드려야죠. 아버지가 눈에 안 보인다 할지라도, 내 안에 아버지를 모시고 예배를 드리는 자만이 앞으로 오실 아버지를 만날 수 있는 자격자가 되지 않을까요. 내가 아버지 안에, 아버지가 내 안에 있는 예배를 모리아 성전에서 드려야겠습니다.
강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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