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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으로 육욕을 증거하는 마르다가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리고 서 있다. 이런 도상은 중세 전설이 전하는 마리아 에깁티아카와 닮았다. 한때 창녀였던 과거와 결별하고 인적 없는 광야에 은둔한 것도 둘이 똑같다. 마리아 에깁티아카는 사제 조시마가 발견했을 때 완전한 알몸에다 머리카락을 흩뜨리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사제가 겉옷을 벗어서 부끄러움을 가려 주었다고 하니, 머리가 길었어야 어깨 정도였을 것이다. 한편 막달레나의 머리카락은 발아래까지 늘어져 있어서  겉옷을 삼았다고 하니, 여기서 두 마리아가 달라진다.


도상 형성 과정에서 둘이 서로 뒤섞이기도 했겠지만 하나가 다른 쪽에 완전히 편입되지는 않았다. 마리아 에깁티아카는 훗날 빵 세 덩어리, 마리아는 향유를 담은 옥합을 지물로 차지하여 화가들 사이에서 혼동의 우려가 사라졌다.


제 몸에서 자란 털 옷으로 온 몸을 가린 성녀가 이탈리아에 또 있었다. 성 아그네스. 알몸으로 매음굴에 내쳐지는 수치스런 형벌을 받았다. 그러나 눈깜짝할 사이에 머리카락이 쑥쑥 자라나서 온몸을 뒤덮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 그러나 털복숭이 아그네스가 기독 도상의 한 유형으로 등장한 것은 14세기 초. 긴머리의 마르다로 친다면 한참 아우뻘이다.

배경 그림은 왼쪽위부터 <베다니아의 만찬에서 예수의 발에 향유를 바르는 막달라 마리아>, <막달라 마리아에게 나타나신 예수>, <막달라 마리아의 승천>, <막 시미누스 주교에게 성체를 받는 막달레나>, 그리고 오른쪽 위부터 <나사로를 살리신 예수>, <마르세유에서 설교하는 막달라 마리아>,<광야에서 참회하는 막달라 마리아>, <막달라 마리아의 임종>이 재현된 것이다.

 

▶ 막달레나 마이스터, <막달레나와 생애의 일곱 가지 이야기>, 164x76cm, 우피치 미술관, 피렌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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