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02
올해도 벌써 반절이 지나갔습니다. 어김없이 올해도 7월 첫째 주, 맥추절이 돌아왔습니다. 맥추(麥秋)라고 하면 자연히 보리추수가 연상되지만, 히브리 원어에 맥추는 카찌르(קָצִיר)로 추수, 수확이라는 뜻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밀이 보리보다 생장기간이 2~3주 더 걸리기 때문에, 먼저 추수되는 보리를 초실절에 바치고 맥추절에는 밀을 바쳤습니다.
출애굽기 34장 22절을 “칠칠절 곧 맥추의 초실절을 지키고…”라고 했는데, 공동번역에서는 “밀곡식을 처음 거두어들일 때 추수절을 지켜라…”라고 번역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맥추절은 밭에서 밀(소맥)을 처음 거두어들이는 절기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키는 절기를 순서대로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이스라엘 달력으로 정월 14일은 유월절로 지킵니다(레 23:5). 그 다음날 15일부터 7일간 무교절을 지키고(레 23:6), 무교절 기간 중 안식 후 첫날 새벽에 제사장이 첫 보리이삭으로 요제를 드립니다(레 23:10-11), 요제는 하나님께 드렸다가 다시 하나님께로부터 다시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사장이 곡물의 첫 이삭 한 단을 바치지만 사실은 나 자신을 바치는 것입니다. 바치되 즐거움으로, 하나님을 사랑함으로 바치는 것입니다. 오늘날에는 부활절로 지키고 있습니다.
이때로부터 안식일을 7번 세고 그 이튿날 맥추절을 지키기 때문에 맥추절은 칠칠절이라고도 합니다(레 23:15-16). 맥추절에는 고운 밀가루에 누룩을 넣어서 구운 떡 두 개를 흔들어 소제를 드립니다. 소제를 통해 세상에 빠지지 않고 말씀대로 사는 성결한 삶을 살기로 하나님께 약속하는 것입니다. 오늘날에는 맥추 감사절로 드리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초막절 혹은 장막절이 있습니다. 유대 달력으로 7월 15일부터 한 주간 동안 광야 교회를 기억하며 집밖에 초막을 짓고 거합니다. 초막절은 오늘날의 추수감사절로 영원한 안식을 상징합니다. 알곡은 창고에 들이고 가라지는 밖에 버리듯이 예수를 믿어 천국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모든 남자는 매년 세 차례, 곧 무교절, 칠칠절(맥추절) 그리고 초막절에 성전에 보여야 합니다. 여기에 한 가지 단서조항이 있는데 하나님께 와서 보이되 공수로 보이지 말라는 것입니다(신 16:16).
교회에 나와서 예배드리고 절기봉투에 담긴 헌금을 내면 과연 그걸로 절기를 다 지켰다고 할 수 있을까요? 만물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제물이 필요해서 빈손으로 오지 말라고 하시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첫 열매, 첫 것을 원하시는데, 곡식이나 열매도 처음 익은 것보다는 나중에 익은 것을 더 상품으로 가치가 있습니다. 첫 것을 드리는 것은 내가 가진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임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첫 것을 바치면 전부 바친 것으로 인정해 주시고 복을 주십니다. 다윗은 말년에 자신의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주신 것으로 깨달아 다시 하나님께 드린다고 고백하여 자손들이 큰 복을 받았습니다(대상 29:12-16).
얼마 전 교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누군가 선생님! 하고 저를 부릅니다. 돌아보니 작년에 가르쳤던 아이입니다. 꾸벅 인사를 하더니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는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우유맛 사탕입니다. 배시시 웃으며 사탕을 건네주더니 다시 꾸벅 인사를 하고 가버립니다. 선뜻 건네주는 사탕 한 알에 담긴 아이의 마음. 우리가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도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드린다면 하나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시겠습니까.
이번 맥추절은 진심으로 맞이해서 하나님께서 주신 큰 축복, 천 번 만 번 죽을 죄인이 예수님을 믿고 구속 받은 은혜를 감사하여 하나님 마음을 기쁘시게 해드리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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