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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1.09.13
오류동
구속사 시리즈를 읽으면 성경의 인명과 지명에
하나님의 신비롭고 오묘한 섭리가 담긴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 교회가 터 잡고 있는 서울 오류동은 어떤 곳일까?
궁금증에서 시작된 취재의 결과는?
오동나무와 버드나무의 동네
오류동의 지명은 조선 영조 때 ‘부평도호부(富平都護府) 오류리(梧柳里)’라는 기록에 처음 나온다. 오동나무(梧)와 버드나무(柳)가 많아 지어진 이름이다. 오동나무는 예부터 우리 민족과 친숙하다.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어 혼수에 대비했다고 한다. 매우 빨리 자라서, 심은 지 10년이면 장롱과 책상을 만들 수 있다. 나뭇결이 아름답고 습기와 불에도 강하다. 소리를 잘 전달해 거문고, 비파, 가야금을 만드는 데도 썼다. 솔로몬 왕이 성전을 짓기 위해 두로의 히람 왕에게 보내 달라고 한 ‘백단목’을 공동번역과 표준 새 번역 성경은 ‘오동나무’로 번역했다. 오동나무는 솔로몬 성전 건축의 재료인 것이다. 솔로몬은 오동나무로 수금과 거문고도 만들었다. (대하 2:8, 왕상 10:11-12)
버드나무는 구속사(救贖史) 완성과 천국을 상징하는 장막절에 등장한다. 장막절을 축하하기 위해 준비하는 4가지 식물이 아름다운 나무 실과, 종려가지, 무성한 가지, 시내 버들이다(레 23:40). 지금도 ‘유대인의 추석’ 격인 장막절이 되면 유대인들은 손에 종려나무 가지와 버드나무 가지를 들고 거리로 몰려나온다. 이스라엘의 회복에 대한 약속에도 버드나무가 나온다. “야곱아, 두려워 말라. 대저 내가 갈한 자에게 물을 주며 마른 땅에 시내가 흐르게 하며 나의 신을 네 자손에게 나의 복을 네 후손에게 내리리니, 그들이 풀 가운데서 솟아나기를 시냇가의 버들같이 할 것이라” (사 44:3-4)
오동나무와 버드나무의 공통점은 생명력이다. 통째로 잘라도 남은 줄기에서 가지가 다시 뻗는 오동나무를 우리 조상들은 ‘생명력의 상징’, ‘신령스러운 새인 봉황이 앉던 곳’이라 생각했다. 버드나무는 가지를 아무리 잘라내도 줄기만 다치지 않으면 다시 돋아나 결코 말라 죽지 않는다. 그래서 버드나무는 박해받아도 소멸하지 않고 더 번성하는 기독교의 복음을 상징하기도 했다.
오류동의 지형
오류동은 세 개의 산들로 둘러싸여 있다. 이런 지형은 서울 전체를 통틀어도 찾아보기 힘들다. 개웅산(開雄山, 125m), 천왕산(天旺山, 144m), 매봉산(每奉山, 110m)이다. 이곳에서 신앙생활하고 있는 평강 성도들은 ‘산들이 예루살렘을 두름과 같이’ (시 125:1)의 축복을 받는 셈이다.
옛 이름이 굴봉산(窟峰山)인 천왕산은 세 봉우리가 솟아 있어 삼각산이라고도 불린다. “삼각산은 서울의 진산인 삼각산 곧 북한산과 이름이 같다. 북한산의 서남쪽 자락에 인왕산이 있다. 여기서 북한산인 삼각산과 인왕, 구로구의 삼각산과 천왕은 일련의 관계가 성립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인왕의 ‘仁‘을 하늘처럼 크다는 뜻으로 ‘天’으로 바꾸어 놓으면 천왕이 되기 때문이다. 곧 서울의 진산인 삼각산과 그 서남쪽의 인왕산을 축소한 것이 구로구의 삼각산과 천왕동이 되었다고 하는 것이다.” (서울시 자료 중) 개웅산에 대해서는 ‘오류동의 역사’에서 자세히….
오류동의 역사
오류동은 조선 시대부터 한양과, 서해의 관문인 인천을 잇는 교통의 요지였다. 서울과 인천을 오가는 여행자들이 점심을 먹는 주막거리와 관리와 사신들이 묵는 객사가 자리잡은 번화가였다. 1899년 9월 18일에는 국내 최초의 철도, 경인선 운행이 시작됐다. 인천역부터 노량진 가(假)정거장 사이 30.4km 구간이 1차 개통됐다. 걸어서 12시간 걸리던 거리를 1시간 40분에 주파한 열차는 국민에게 충격을 줬다. 이때 경유한 역이 유현역(현재 동인천역), 우각현역(1905년 폐쇄), 부평역, 소사역(현재 부천역), 오류동역이다. 놀랍게도 오류동역은 국내 최고(最古)의 철도역 중 하나이자, 서울의 철도역 중 가장 오래된 역인 것이다. 지금은 서울지하철 1호선인 오류동역은 몇 년 새 오류동의 청년 인구가 급증하면서 붐비는 역이 됐다. 오류동역의 ‘역 번호’는 144번이다. 지하철 영어 안내방송 때 확인할 수 있다.
오류동 남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개웅산(開雄山)이 나온다. 움푹 들어간 곳에 마을이 있어 난리 통에도 총탄이 개웃개웃 피해갔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3·1운동 때는 주민들이 개웅산에서 봉화를 올려 일제에 항거했다고 전해진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들은 개웅산 기슭에서 온수(溫水)가 나는 걸 알고 이곳에 목욕 시설을 갖춘 요정 ‘오류장’을 만들었다. 조선총독부 고관들이 많이 드나든 고급 요정이었다. 지금도 오류동 토박이 주민들은 ‘오류장은 술과 음식도 팔고 여관도 함께 운영했던, 높은 사람들이 오가던 곳’이라고 기억한다. 당대 최고의 작가인 춘원 이광수의 대표작 ‘흙’에도 등장할 만큼 유명한 곳이었다. “그들은 오류장에서 목욕을 하고, 저녁을 먹고, 그리고 놀다가 막차도 놓쳐 버리고 자동차를 불러 타고 경인가도를 몰아 이때에야 집에 돌아온 것이었다” (이광수 소설 ‘흙’의 한 대목). 2000년대 초반까지 오류동에 수많은 여관과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가 성업했던 것도 이런 전통의 영향인 듯하다. ‘오류장’ 자리를 6·25 전쟁 이후 공군 정보부대가 사용했고, 바로 그 자리가 현재 평강제일교회의 자리다.
오류동 전투와 실미도 부대의 비극
1950년 6·25 전쟁 발발 나흘 뒤인 6월 29일부터 7월 3일까지 6·25 전쟁 초기의 유명한 전투인 ‘오류동 전투’가 벌어진다. 국군 18연대를 주축으로 한 김포지구전투사령부가 수많은 희생을 치르며 북한군의 경인가도 진출을 4일이나 저지한 전투였다. 국군은 오류동을 중심으로 춘의산, 원미산, 개웅산, 매봉산, 천왕산 등을 교두보로 삼아, 김포와 부천 방면에서 진격해 오는 북한군을 필사적으로 막아냈다. 평강제일교회 설립자인 휘선 박윤식 목사는 당시 18연대 소속 장교로 오류동 전투에 참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참평안 휘선특별호 제3권 111-112쪽)
1968년에는 북한 김일성이 남파한 김신조 일당이 청와대를 습격하는 1.21 사태가 벌어진다. 공군은 이에 맞서 ‘실미도 부대’를 창설한다. 북한 심장부에 침투해 ‘김일성의 목을 따기 위한’ 특수부대였다. 그러나 전면전 확대를 우려한 정부가 침투작전을 취소하자, 버려진 신세가 된 실미도 부대원 24명은 1971년 8월 23일 서울로 침입해 총격전을 벌였다. 20명은 사살되고, 붙잡힌 4명은 서울 오류동 공군 정보부대에서 사형이 집행됐다. 북한과 대치한 대한민국 현대사의 수많은 비극이 얼룩진 곳이 오류동이다.
오류동의 역사를 알게 되면 휘선 박윤식 목사가 교회를 세운 장소의 공식과 일치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박 목사는 평생 전국 각지에 교회를 세웠다. 그곳의 특징은 *나라 위해 목숨 바친 호국 영령들의 피가 뿌려진 곳 *죄악과 타락이 관영했던 곳 *물이 나오는 곳이다.
가장 죄악이 관영했던 곳을 골라 먼지 하나 없을 정도로 깨끗이 청소하고 새로운 장소로 거듭나게 하는 것, 조국을 위한 젊은이들의 희생을 위로하고 기도하는 것, 교회를 세우는 곳마다 우물을 파고 지하수를 뚫는 것, 이것이 박윤식 목사 평생의 성전 건축 공식이었다. 현재 평강제일교회의 성전은 이 세 가지에 정확히 부합하는 곳이다.
글_참평안 취재팀
참고자료 :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서울시사(史), 구로타임즈, 두산백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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