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9.23
17세기에 발리오네와 벨로리가 극찬했던<예수 매장>에서 죽은 예수는 화가의 자화상이다. 르네상스 이후 성서 역사화를 그리는 화가들이 그림에다 제 모습을 등장 시키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 붓의 능력을 빌려서 글로 전해지는 '진리'를 가시화하고, 과거의 사건에다 상상의 빛과 색채를 더해서 현재형으로 옮기는 화가는, 마침내 그림 속으로 뛰어들어 자신이 체험한 기적을 증거하고 증언한다.
벨로리는 죽은 이의 두 발을 모아 든 사람을 니고데모라고 보았다. 요셉은 상체를 떠받지 않고 있다. 그의 오른손이 옆구리 창상에 닿았다. 성모는 아들의 시신을 내려다보고, 다른 두 마리아는 눈물을 훔치거나 두 팔을 쳐들고 있다.
예수의 모습은 핏기 없이 파리하다. 달빛이 그의 몸을 차갑게 훑어내린다. 오른팔을 늘어뜨린 자세는 티치아노의 예수와 닮았다. 모두 고대 석관 부조에서 멜레 아그로스의 도상을 베낀 것이다. 예수의 왼손은 자신의 배꼽 위에 놓여있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두툼한 돌판 위에 서 있다. 돌판은 예수의 몸에 향유를 바르고 염을 하던 장소일까? 그렇다면 매장은 피에타의 연속 주제이다. 카라바조의 제 단화가 처음 키에사 누오바 교회의 예배소에 걸렸을 때, 수사들은 보는 이의 눈이 돌판 높이에 닿도록 그림을 걸었다. 교회에 들어가서 그림에 가까이 다가갔던 사람은 예리한 돌판의 모서리를 발견하고 흠칫 물러섰을 것이다. 등장인물들은 돌판과 더불어 정면에서 45' 회전한 피라미드 구성을 보인다. 앞서 티치아노의 <예수입관>에서도 선보였던 구성이다.
그림을 올려다보는 보는 이에게 니고데모가 내려다보며 말을 건다. 니고데모는 깍지 낀 두 팔을 내밀어 예수의 시신을 건네는 참이다. 예수의 어깨에서 흘러내린 수의 자락이 오른팔과 함께 돌판 아래로 늘어져 있다. 그렇다면 보는 이가 서 있는 곳은 돌판 아래 무덤 속이다. 그림 밖 세상으로부터 무덤 속에 뛰어들어서 니고데모의 지시에 따라 시신을 건네받는다. 시신을 내려 받는 보는 이의 자세는 그림 뒤쪽 두 팔을 치켜든 작은 마리아와 흡사했을 것이다.
▶ 카라바조,<예수매장>,300x203cm,바티칸 미술관, 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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