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25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신 그곳에는 동산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아직 장사를 지낸 일이 없는 새 무덤이 하나 있었다.'
삶의 마지막 사건이 죽음이라면, 죽음의 첫 사건은 매장이다. 요한 19장은 예수의 매장이 완만한 언덕바지에서 이루어졌다고 기록한다. 장례는 유다인들의 풍속에 따라 치러졌다. 니고데모가 가지고 온 침향 섞은 몰약을 시신에 바른뒤,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이 준비한 베를 풀어서 감았다. 석관의 돌 뚜껑이 닫히면 먼동이 밝을 것이다.
티치아노는 매장 사건을 격렬한 동요와 혼돈으로 채웠다. 부활을 예비하는 성스럽고 엄숙한 장엄 의식으로 매장을 재현하던 관례는 무시되었다. 무겁게 꿈틀대는 붓의 외침이 부당한 판결과 억울한 처형에 대한 분노와 슬픔을 대신한다.
건장한 사내 셋이 인물 구성의 아래 축을 떠받치고, 여인 셋은 위를 누른다. 요셉과 니고데모가 비통한 표정으로 시신을 들어서 석관에다 안치하는 동안, 여인들은 치미는 감정에 격류에 의식을 내맡긴다.
청색 머릿수건을 두른 성모가 아들의 얼굴을 내려다본다. 아들의 늘어진 왼팔을 들어올리는 두 손의 움직임이 경건한다. 어둠을 가르는 절규와 고통의 힘겨운 소용돌이 속에서 성모는 홀로 존재한다. 젊은 아들을 여읜 늙은 어머니는 사무치는 감정을 머릿수건의 그림자 속에 감추어 두었다. 아들을 죽음의 제단에 바치는 성모는 두 손을 들어서 의식을 집전하는 사제의 모습과 흡사하다.
화가는 석관을 비스듬히 돌려서 모퉁이 각을 세워 두었다. 시신을 에워싼 등장인물들이 석관을 중심으로 부챗살처럼펼쳐진다. 석관의 정면 이마를 바닥 면으로 본다면 극중 인물들은 드러누운 피라미드 구성을 이룬다. 이런 구성은 매장의 줄거리에 극적 효과를 더한다. 만약 성서가 전하는 대로 동굴 무덤을 배경으로 삼고 인물들이 등을 보이며 늘어서 있었더라면, 주검을 바라보는 여인들의 표정을 이처럼 생생하게 잡아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예수는 머리를 떨구었다. 그의 입술에 탄식이 묻어 있다. 그의 상체가 크게 기울었다. 그러나 아직 완전히 눕지는 않았다. 그의 상체가 바라보는 오른쪽 화면은 어둡지 않다. 먼 곳에서 시작된 해어름은 보는 이의 마음속에도 빛살을 비춘다.
▶ 티치아노,<예수입관>,1566년, 130x168cm,프라도 박물관,마드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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