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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여덟이 입을 맞추어 노래한다. 예수 탄생의 기적을 노래한다. 예수가 쓴 둥근 후광이 머리 방향을 따라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리아의 손길이 품안의 아기를 어루만지는 동안, 아기는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어머니의 가슴께를 더듬는다.


'마리아 엘레우사'와 '마리아 락탄스'의 두가지 도상 유형이 무리 없이 어울린다. 천사들은 저마다 백합 가지를 세워 들었다. 꽃잎이 한껏 벌어진 흰 백합은 마리아의 순결을 의미한다. 순결한 잉태, 또는 무염시태의 맑은 행기가 그림을 가득 채우고 넘친다.

벽에 걸린 동그란 톤도 그림은 원형 창문을 통해서 보이는 저곳의 풍경을 방풀케 했을 것이다. 반원꼴로 촘촘히 둘러선 천사들이 사이좋게 어깨를 걸어매고 배경 공간을 넓히는 동안, 마리아는 눈길을 낮추어 전면 공간을 내려다본다.

 

성모의 눈시울이 젖었다. 코끝이 시리게 달아올랐다. 아기를 끌어안은 마리아의 얼굴에는 기쁨과 근심이 교차한다. 사랑하는 아기가 훗날 품을 떠나 수난의 가시밭길을 걸어가리라는 불길한 예감이 나이 어린 어머니의 이마에 멜랑콜리의 푸른 그늘을 드리웠다. 이 시기 화가들은 성모의 이중적인 감정 상태를 표현하는 데적지 않게 애를 쏟았다.

보는 이의 눈 높이는 마리아와 예수의 사이에 걸려 있다. 천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 얼추 어울릴 것이다. 천사들과 입을 맞추어 경배의 노래를 부른다면 화음이 잘 맞을 것이다.

▶ 보티첼리,<성모자와 여덟 천사>, 1481-1483년,직격 135cm,달렘 미술관,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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