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21
풍경화와 경배화가 만났다.호젓하고 서늘한 숲 속에 마리아가 무릎을 꿇었다. 성모는 오랜 미술의 규범을 따라서붉은 속옷과 푸른 겉옷을 입었다. 누운 아기 예수에게 기도하는 마리아의 모습은 프란체스코 교단 승려 오한네스데 카울리와 스웨덴의 성녀 비르기타가 보았던 환상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알몸으로 뗏장에 손가락을 빠는 아기 예수를 성부와 성령이 내려다본다. 이들은 뭇별의 시중을 받는다. 성부의후광에 붉은 십자가가 새겨져 있다. 이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성부는 두 팔을 가로로 펼쳐서 누운 아기의 머리끝부터발끝까지 고루 축성을 베푼다. 아기를 눞혀두고 기도하는 마리아의 자세는 성탄 그림에서 예수 탄생의 장면을 연상시킨다. 요셉의 배역이 누락되었다. 그 대신 시토 교단을 일으킨 클레르보의 베르나르가 성모의 기도를 지킨다. 그도 두손을 모았다.
낙타털 옷을 걸친 어린이는 세례요한이다. 막대 십자가와 '하나님의 어린양'이라고 적힌 두루마리를 들었다. 리피는 '어린양'을'ANGNUS'라고썼다. 상용어와 고전어를 섞어 쓰던 이 시대에 화가들은 가끔 철자를 혼동하는 일이 있었다.
세례 요한은 리피가 활동했던 피린체의 시의 수호 성자이기도 하다. 반 년 터울인 요한과 예수가 어린 시절에 만났던 적이 있을까? 성서에는 그런 기록이 없다. 그러나 수사 도메니코 카발카가 쓴 <요한의 생애>가운데 이들의 만남에 관한 대목이 르네상스 화가들 사이에 널리 읽혔다. 이집트 피신길에서 귀향하던 성가족이 광야에서 살고 있던 아기 요한과 우연찮게 마주친다는 내용이다.
아기 예수의 머리맡에 나무 그루터기가 놓여 있다. 나무 둥치에 도끼가 박혀 있다. 도끼 자루에는 '수사 필리푸스가 그렸다'는 화가의 서명이 금 글씨로 새겨져있다. 마지막 글자 P는 'pinxit'를 줄인 말이다. 마태3장과 누가3장은 회개를 미루는 자들에게 임박한 징벌을 경고한다.
'도끼가 이미 나무 뿌리에 닿았으니,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다 찍혀 불 속에 던져질 것이다.'
▶ 필리포 리피,<마리아와 아기 예수>,1459년 무렵, 126.7x115.3cm,달렘 미술관,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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