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11
말씀이 선포되는 천막 성전을 중심으로 삽시간에 울긋불긋 텐트촌이 생기는 모습은 광야 시절 성막을 중심으로 진을 친 이스라엘의 장막을 생각나게 했다. 휘선 박윤식 목사의 진두지휘 아래 뒷산에 있는 30m의 전인미답의 폭포에서 물줄기를 끌어와 만든 식수대에서 물을 길어 저녁식사까지 서둘러 마치고 개회예배로 모인 성도들은 마태복음 1장 1절 말씀 앞에 초대돼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행사’라는 말씀을 통해 은혜를 받았다.
여호와이레 수양관에서의 하계대성회는 1985년부터 1999년까지 열렸다. 환경이 늘 순적하지만은 않았다. 1987년 여름은 태풍과 폭우가 몰아쳐 극심한 수해를 당한 때였다. 여호와이레로 향하는 평강 성도들의 버스 수십 대가 꼬불꼬불한 한계령 고개를 넘어갈 땐 앞차가 안 보일 정도의 짙은 안개에 기어가다시피 했고, 첫날부터 이틀간 쏟아진 폭우에 계곡물까지 위험하게 불어났다. 비바람을 견디기엔 약하고 어설픈 텐트로 침구와 속옷마저 다 젖고 빗줄기 속에서 식사를 준비하는 고된 상황도 빈번했다. 그럼에도 불평하는 사람 하나 없었고, 차림새는 영락없는 피난민 행색이지만 얼굴은 하나님의 아들들처럼 밝았다. 이듬해인 1988년 하계대성회에는 7천여 명의 성도가 참석하는 기적도 일어났다. 여호와이레 하계대성회는 평강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피부로 느끼는 살아 있는 생활 훈련의 현장이요, 신앙 성장의 기폭제였다.
2007년은 하나님의 구속사(救贖史)에서 매우 중요한 해다. 한국교회 대부흥 100주년, 평강제일교회 말씀 운동을 시작한 지 50주년의 희년이 선포된 역사적인 해이자, 이를 기념해 구속사 시리즈 제1권 ‘창세기의 족보’가 출간된 해이다. 이를 위해 평강제일교회는 25년간 기도의 요람으로 사용돼 온 여주 연수원을 매입했고, 전 성도의 눈물의 기도와 피땀 어린 헌신으로 완벽하게 새로 단장한 그곳에서 2007년 7월 30일부터 4박 5일간 ‘2007 세계선교 연합대성회’를 개최했다. ‘일어나라 함께 가자. 축복이 선포되는 그리심 산을 향하여(마 26:46, 신 11:26-32)’라는 주제로 세계 30여 개국으로부터 외국인 성도 1,500명과 2만여 명의 국내 성도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 날, 휘선 박윤식 목사는 “희년은 사람 창조 본래의 목적으로 돌아가기 위해 신앙과 영성을 회복시키시는 하나님의 은혜이자 잘못된 과거의 습관과 제도에서 완전히 탈피시키는 하나님의 사랑입니다”(2007년 7월 31일, 희년은 하나님의 사랑)라고 ‘희년의 축복’을 선포했다. 그는 “그 나라 갈 때까지 평생 희년은 한 번 밖에 맞이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한국 기독교 부흥 100주년과 평강제일교회 말씀 운동 만 50년의 희년을 맞아, 평생 집회를 했어도 이렇게 마음이 부풀고, 막 뛰고 설렌 적이 없었다”며 기뻐했다.
2007년 첫 여주 하계대성회 이후 7년이 지난 뒤 열린 2014 하계대성회는 큰 의미가 있었다. 구속사 시리즈가 본격적으로 발간되기 시작하면서 2013년까지 총 9권이 출간됐지만, 저자인 휘선 박윤식 목사는 ‘머리를 쪼개는 듯한’ 통증의 대상포진을 앓으며 구속사 시리즈와 대한민국 근현대사 시리즈를 집필했다. 2011년에는 대장암으로 큰 수술을 받은 뒤 불과 2주 후인 6월 16일 구속사 집필에 복귀하면서 드린 감사예배에서 ‘하나님의 정확한 시간표’라는 말씀을 선포했다. 그로부터 3년 6개월 후인 2014년 12월 17일, 박윤식 목사님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천국에 입성했다.
“강한 사람은 기도가 강한 사람이야. ‘저 사람 신앙 보통이 아니라고’… 가정마다 구역마다 그러한 분이 있으면 그 가정은 소문 없이, 강가에 심은 나무가 가지를 뻗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집안이 펴기 시작합니다. 그게 우연이 아닙니다. 강한 사람, 믿음이 강한 자입니다. 믿음이 죽은 사람은 기도가 죽었어요. 기도가 죽은 곳에는 하나님이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관심 갖지 않아요. 그래서 ‘죽은 자가 되지 말고 산 자가 되라. 산 믿음을 가지고 깨어 있으라’는 것입니다. 기도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못합니다. 도리어 하나님을 슬프게 만들죠. 기도를 잊어버린 자, 이번 기회에 다 찾아오세요. 기도 잊어버린 것 찾아오는 것은 기도밖에 없어요. 참, 옥중생활 7년 가까이 하다가 순교한 주기철 목사님이 ‘기도 잊어버린 것이 이 생애 가운데 제일 불쌍하고, 가난하고,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자다’라고 했습니다. 그것이 그의 마지막 설교입니다. 기도를 잊어버린 것을 찾아오는 길이 2014년 여주 연수원, 바로 기회입니다.”(2014년 8월 5일, 하나님께 바짝 붙어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는 기도, 하계대성회 둘째 날 새벽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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