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30
시대가 변했습니다. 아이들은 가슴 뛰는 꿈을 꾸고 어른들은 그 꿈을 응원하던, 말 그대로 ‘꿈’만 같던 시기가 흘러가버렸습니다. 어른들은 말합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대학에 가야 좋은 직업을 얻고, 좋은 직업을 얻어야 편하게 살 수 있다고. 그렇다면 어른들이 말하는 ‘좋은 직업’은 무엇일까요? 대표적인 직업들로 예를 들자면 의사, 판검사, 공무원 등이 있을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사’자 들어가는 직업”들이죠.
세상에는 참 신기하게도, 그 직업에 종사한다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의 호감을 얻고, 능력 있는 사람으로 여기게 만드는 직업들이 있습니다. 괜히 대단해 보이고, 뭔가 나보다 높아 보이게 만드는 그런 직업들 말이죠. 게다가 이런 직업들에는 부와 명예도 동시에 따를 거라는 생각에 사람들은 더욱더 이러한 직업들을 선호합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사람들은 유망하고 안정적인 직업이 아닌 다른 직업들을 조금 낮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정한 수입이 없는 예술가나 공사장에서 먼지투성이가 되어가며 일하는 수많은 인부들, 땀 흘려 농사짓는 농부, 가장 더러운 곳에서 일하시는 청소부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하찮은 직업과 가치 있는 직업을 가르는 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입니다. 누구도 직업의 귀천을 정의하지 않았고, 그것을 정의할 자격을 가진 사람도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직업의 귀천은 우리 스스로 만들어낸 벽이고, 편견일 뿐입니다.
어린 시절은 수많은 것들을 보고 배우고, 가슴이 뛰는 일을 찾으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기에 적합한 시기입니다. 꿈을 찾는 것은 그 시기 아이들에게 일종의 과제처럼 주어진 일이죠.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공부와 학원에 매여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원하는지도 알지 못한 채 다람쥐 쳇바퀴 돌듯 공부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물론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분명한 꿈을 위하여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자기 자신의 노력이고, 꿈을 위한 토대를 닦아나가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꿈을 찾을 잠깐의 여유조차 얻지 못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른 채, 목표가 보이지 않는 공부를 계속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주위를 살펴보면 자신의 꿈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음을 보게 됩니다. 그 아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겠고, 무엇을 잘하는지도 모르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심지어 아직까지 꿈을 찾지 못한 스스로에게 문제라도 있는 것은 아니냐며 불안해하기까지 합니다. 과연 오랫동안 자신의 꿈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 문제가 될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꿈을 찾는 길이 구불구불 멀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쭉 뻗은 직선도로처럼 순조로울 수도 있습니다. 그 길이 멀다고 해서, 혹은 아주 가깝다고 해서 나쁘거나 좋다고 말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꿈을 찾기 위해 먼 길을 돌아가는 사람은 그만큼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조금 더 진지하게, 조금 더 깊게 자신의 속마음을 들여다볼 시간을 더 많이 얻습니다. 자신의 꿈을 비교적 빨리 찾은 사람은 그 꿈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시간을 조금 더 갖게 됩니다. 그저 그뿐입니다. 뭐가 더 좋다, 나쁘다 이야기할 수 없는 일인 것이죠.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만드시되 어느 누구도 어느 한 부분도 동일하지 않게, 각기 다르게 창조하셨습니다. 각자의 꿈을 찾아가는 길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들과 다르다고 걱정할 것 없습니다. 늦으면 늦는 대로, 빠르면 빠른 대로 그저 나아가면 됩니다. 각자에게 정하신 하나님의 소원은 꿈을 찾아 떠나는 우리의 미숙한 발걸음에서부터 이미 시작됩니다.
시들고 사그라질 부와 명예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지으신 아버지 하나님을 위해서 꿈을 찾는 발걸음을 이어 나갈 때, 그분은 반드시 ‘나’ 한 사람을 위해 계획하시고 예비하신 자리로 우리 각자를 이끄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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