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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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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이란 프로죠. 내가 이렇게 노래를 잘 하는데, 이 정도로 음악성이 있는데, 난 아직 잊힐 때가 아닌데, 난 너무 저평가 되었는데... 이런 출연자들을 모아 모아 가면을 씌우고 노래로 순위를 정하는 오락 프로그램입니다. 가면을 쓴 가수들에게는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어머니는 자외선이 싫다고 하셨어' 같은 유머러스한 이름도 붙이고요.


이 프로의 Sales Pitch는 대략 세 가지 정도입니다. 첫째, 오롯이 노래 하나로만 평가됩니다. 외모나 Performance가 개입될 여지가 없는 것이지요. 둘째, 의외성입니다. 플라스틱 성형미나 칼 군무 같은 오락성으로만 평가되었던 아이돌 가수가 놀라운 노래 실력을 과시하고, 잊힌 줄 알았던 중견 가수가 예전 못지않은 깊고 풍부한 음악성을 시현하며, 노래 실력과 무관할 줄 알았던 모델이나 배우가 프로 뮤지션 뺨치는 성량을 선보이는 등의 의외성이 놀라움을 자아냅니다. 마지막으로 역시 진부하지만, 감동입니다. 감동의 스토리는 다양합니다. 잃어버린 세월일 수도 있고, 포기할 수 없었던 음악의 길일 수도 있고, 아이돌이라는 미명 아래 폄하된 노래 실력일 수도 있지요. 토너먼트 각 단계에서 출연자가 준비된 노래를 부른 후 가면을 벗고 본인의 신분을 밝히는 순간, 마치 휴먼 드라마 같은 감동이 밀려오는... 아, 물론 출연자 모두 출중한 노래 실력을 가지고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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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입니다. 복면 속에 숨겨진, 정작 나의 노래 실력은 과연 어떨까요.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같은 우스꽝스러운 이름의 복면이 아닌 번듯한 직장과 공들여 꾸민 외모, 사회적 지위와 교회에서의 직분 아래 숨겨진, 그러나 영원히 숨겨질 수 없는 진정한 나의 실력은 과연 어떨는지요. 혼자 있을 때 보는 책은 과연 무엇일까요. 혼자만의 시간은 과연 얼마나 뜻을 위해 보내고 있을까요. 내면에 감춰져 있으되 표출하고 싶은 진정한 나의 목표와 지향점은 과연 어디를 보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을까요. 구속사를 위한 충성과 봉사와 헌신의 모습일까요. 그럴듯한 외양으로 형편없는 내 모습을 감추고 있지는 않은지요. 정말 복면을 벗을 그날 당당히 드러낼 수 있는 노래 실력을 지금도 쌓고 있어서, 청중이 된 수많은 천사와 유일한 투표자(선택권자)인 아버지 앞에 기쁨으로 보여 드릴 수 있는, 그 의외의 모습을 드러낼 그날을 사모하며 기다리고 있을까요. 경연의 각 단계에서 탈락된 자만 벗게 되는 복면이 아니라, 그날이 오면 그 누구도 피할 수 없이 복면을 벗고 진짜 내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데, 아버지를 기쁘게 할 신앙의 여정과 자취와 발자국을 오늘도 묵묵히 걷고 있는 걸까요. 그래서 그때 "This is my story, this is my song."이라고 기쁨으로 눈물지을 수 있을까요. 비로소 복면을 벗는 그날에, 그분을 위한 노래를 부르는 왕 같은 제사장이 되어야 할 텐데 말입니다.

 

복면을 벗을 날이 오늘일지 내일일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그날은 곧 온다는 것이지요. 머지않아 그날이 오기 전에, 선택권자는 복면 아래 숨겨진 진짜 내가 누구인지 내 노래가 어떠한지 이미 다 알고 계시다는 것을 새삼 떠올리며, 들려드릴 노래 실력을 날마다 더욱 가다듬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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