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09
삿 12:8-12, 갈 6:1-10
제22-50호
금년 한 해 나의 삶의 이력서는 어떠합니까?
삿 12:8-12, 갈 6:1-10
‘이력서’란 사람의 학력이나 경력 등을 기록한 문서를 가리킵니다. 사람은 평생에 많은 이력서를 쓰게 됩니다.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사사 ‘입산’의 짤막한 인생의 이력서를 만납니다. 그의 이력은, 베들레헴에서 태어났고 그곳에서 죽었으며, 7년 동안 사사 직분을 감당하면서 아들딸 60명을 낳고 결혼시킨 것이 전부입니다. 사사로서 그가 감당했던 공적인 사역에 대한 기록은 단 한마디도 언급되어 있지 않고, 오직 자녀들을 낳고 결혼시킨 개인의 이력만 간략하게 언급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사 입산은 인류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이력을 남긴 사람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1. 입산의 이력서는 읽는 사람에게 한심한 생각이 들게 합니다.
나라의 통치자로서, 백성을 다스리는 치리자로서 입산은 참으로 한심한 사람이었습니다. 베들레헴에서 났고 죽었으며, 평생 그가 한 일이라곤 아들딸 60명을 낳아서 결혼시킨 것밖에 없습니다. 사사로서 나라를 위하여, 하나님을 위하여 한 일이 아무것도 없는 부끄러운 이력서입니다. ‘입산’이란 이름의 뜻은 ‘화려하다, 찬란하다’입니다. 그러나 입산은 겉만 화려했지, 실속이 없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했습니다. 그 이름대로 살지 못했습니다. 사사로서 이스라엘 나라 전체를 이끌어 가야 할 막중한 책무를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민족을 위하여 사사로서 한 일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니, 그의 이력서를 보는 사람마다 한심하게 생각할 뿐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마지막에 각자의 이력서를 가지고 하나님 앞에 설 때가 있다고 증거하고 있습니다. 계 20:12 말씀을 보면 “죽은 자들이 무론 대소하고 그 보좌 앞에 섰는데 책들이 펴 있고 또 다른 책이 펴졌으니 곧 생명책이라” 하였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책들’은 죽은 자들의 행위를 기록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그 사람의 ‘이력서’라 할 수 있습니다. 마치 다니엘 선지자 때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이라는 글자가 나타나서 하나님의 기준에 미달하는 사람들은 심판을 받았던 것처럼, 마지막 때도 이처럼 각자의 ‘이력’에 따라 심판을 받게 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자녀로서 나의 ‘이력’은 어떠합니까?
2. 입산의 이력서는 눈앞의 이익만 추구하는 현실주의자의 이력서입니다.
입산은 아들딸 각각 30명을 이방인과 결혼시킨 사대주의자이며, 자신의 세력 유지를 위해 자녀들까지 희생시킨 잔인한 아버지였습니다. 그러므로 입산의 전 생애는 사대주의와 비굴한 형식주의로 일관했습니다. 내가 무사하고, 내가 배부르고 내 실속을 채우기 위해서 아들딸까지 제물로 삼는 그런 비굴한 부친이었습니다.
구약의 율법에 ‘절대 이방인과 혼인하지 말라’고 엄하게 명하셨습니다. 이는 ‘경건한 자손’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악의 세력을 무찌르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이상 세계, 에덴동산과 같은 놀라운 축복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서 이방인과의 혼인을 금하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에스라와 느헤미야 선지자는 백성의 두목과 방백들 중 이방 여인과 결혼한 자들을 골라 파직하고, 이방 사람들과의 절교를 선언했습니다(느 9:1-2). 입산은 이처럼 엄격한 구약의 율법과 전통을 무시하고, 임의로 60명이나 되는 많은 자녀를 전부 이방 사람과 결혼을 시켰던 것입니다.
반면에, 신약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위대한 이력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는 ‘가난한 자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주고, 눈먼 자에게 광명을 주는’ 모든 위로의 주님이셨습니다(눅 4:18).
3. 입산의 이력서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을 욕되게 사용한 배반자의 이력서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사사’로서 이스라엘을 잘 다스리고 당신의 말씀을 잘 가르치라고 입산에게 건강의 축복을 주셨지만, 입산은 이 축복을 뜻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오직 자녀를 낳는 데에 다 허비하고 말았습니다. 한 아내에게서 자녀 60명을 낳을 수는 없으니, 그는 수많은 첩을 거느리며 한평생을 헛된 정욕을 위해 하나님께서 주신 건강과 모든 재능을 사용했던 것입니다. 사사로서 하나님과 선민을 위해 크게 쓰임 받을 기회를 무참히 짓밟아 버렸던 것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은혜를 배반했습니다. 하나님의 은총과 사랑을 배반했습니다. 그렇다면 2022년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 주신 달란트를 우리는 어디에다 사용했습니까?
신약에서 사도 바울은 ‘에바브로디도’라 하는 사람을 빌립보 교회에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이 에바브로디도는 사도 바울의 형제요, 함께 수고하는 자이자, 그리스도를 위해서 군사가 된 자로, 여러 교인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신실한 하나님의 종이었습니다(빌 2:25). 그는 그리스도의 일을 위하여 죽기에 이르러도 자기 목숨을 돌보지 않았던 충성스러운 제자였기에(빌 2:30), 사사 입산과 뚜렷이 대비되는 것입니다.
결론. 2022년 올 한 해도 각자 맡은 일에 충성을 다 했습니까? 주시는 말씀을 붙잡고 열심히 달려온 사람들은 금이나 은과 같은 신앙인이 되어서, 어떠한 불 심판이 온다 해도 사라지지 않고 더 정결한 모습으로 거듭나게 됩니다(고전 3:12-15). 오늘 사사 입산의 부끄러운 이력서를 통해, 우리의 삶이 풀이나 짚과 같이 연약한 존재가 아니라 금과 은과 같은 신앙의 공력으로 거듭나는 역사가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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