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지나고
2023.03.31
아 2:8-14
제23-14호
겨울이 지나고
아 2:8-14
서 론: 솔로몬왕과 술람미 여인의 사랑을 노래한 아가서는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을 믿는 성도들 간의 영적 사랑을 노래한 심오한 말씀입니다. 이 말씀 중 본문 11절의 “겨울도 지나고”라는 내용을 하나님의 구원 역사에 적용하자면, 죄악된 겨울이 지나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의 기운이 불어오는 따뜻한 신앙의 봄이 오고 있음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해, 우리의 삶에 세세 무궁토록 겨울이 없이 평안의 봄기운이 충만하시길 바랍니다.
1. 겨울이 지나고 행진하는 계절이 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봄을 ‘춘삼월 호시절’이라 하며, 서양에서는 봄이 시작되는 3월을 ‘마치’(March)라고 하였습니다. 봄을 ‘행진하다’라는 뜻의 march로 표현한 것은, 얼었던 땅을 뚫고 나오는 새싹들이 마치 행진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봄’을 영어로는 ‘스프링’(spring)이라고 합니다. 이는 말 그대로 용수철처럼 “튕겨 오르다, 터져 나오다, 터뜨리다”라는 뜻입니다. 아무리 강한 악의 세력이 우리를 짓누르고 있어도, 겨울이 지나면 다시 튕겨 오르는 신앙생활을 해야 합니다.
‘스프링’이라는 말이 담고 있는 또 다른 의미는 ‘청춘’입니다. 청춘이란 말에는 남자다운 강건함과 탄력, 그리고 새 기운과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바로 겨울이 지나고 찾아온 봄의 실체입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위풍당당하게 다가오시는 주님의 모습을 뜻하기도 합니다.
‘바위틈 낭떠러지 은밀한 곳에 있는 나의 비둘기야’라는 말씀은 만세 반석 되시는 주께서 비둘기로 비유된 성도의 구원이 되심을 비유하고 있습니다. 즉, 못이 박힌 양손 양발과 가시관을 쓴 머리의 상처가 ‘바위틈’입니다. 낭떠러지 끝에 있는 비둘기 한 마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하나님은 아들 예수를 이 땅에 보내어 몸이 찢기고 갈라지는 아픔과 희생을 감당하며 우리를 향해 나아오셨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튀어 오르는 용수철처럼 힘이 있고, 군대의 위풍당당한 행진의 모습과도 같기에, 봄은 행진의 계절입니다.
2. 겨울이 지나면 사랑의 계절이 옵니다.
아가서의 주제는 바로 ‘사랑’입니다.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은 꽁꽁 언 대지를 녹이고 사랑의 계절을 가져옵니다. 사랑의 사도라 불렸던 요한도 아가서의 주제처럼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요일 4:7)라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 사랑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 주신 참된 사랑입니다. ‘하나님께 속한 사랑’입니다. 하나님은 사랑 자체이시고, 그분이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은즉 우리도 그분의 사랑으로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사랑을 받았으면서도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지금까지 어두움 가운데 있는 자입니다(요일 2:9-11).
사랑은 결코 혼자 할 수 없습니다. 솔로몬이 그리스도의 신부 된 교회를 향해서 “사랑하는 나의 아내야 나와 함께 가자” 한 것처럼, 사랑은 서로 부딪쳐서 하나를 이루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인사를 나누고 상대를 위해 나 자신을 희생하고 깨뜨리는 것입니다. 사랑을 이용하여 돈이나 벌려 하고, 이익을 얻으려 한다면 전부 가짜입니다. 참된 사랑은 주님처럼 십자가에 달려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흘려 겨우내 상한 우리의 심령을 녹이고 거룩한 생명의 씨를 뿌려 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랑은 사도행전적 교회의 공동체에서 일찍이 실현된 바가 있습니다. 자기의 욕심과 소유욕을 깨뜨려서 함께 나누고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였습니다(행 2:44). 그 사랑의 열매는 하나님에 대한 찬미와 구원 받는 사람들이 날마다 더해지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를 사망의 무덤에서 건져 내시고 대신 들어가셨습니다. 죽기까지 사랑하신 주님의 이 사랑이야말로 추운 겨울을 녹이고 봄을 불러오는 원동력입니다.
3. 겨울이 지나면 일어나서 함께 달려갑시다.
봄은 출발의 계절입니다. 출발은 곧 ‘일어섬’을 의미합니다. 앉아서 입으로 말한다고 새로운 소망의 장소로 갈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겨울이 지나면 모든 사람은 먼저 ‘일어서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소망의 봄을 향해 함께 달려갑니다.
출애굽 때도 ‘일어서서’ 유월절 양을 먹고 애굽을 떠나 가나안으로 향했으며, 이사야 선지자도 ‘일어나서’ 빛을 발하라(사 60:1) 말씀하고 있습니다. 얼음을 깨치고, 언 땅을 뚫고 봄이 솟아오르는 것처럼 일어나서 사망의 문을 박차고 영육 간에 죽지 않고 사는 놀라운 기적을 향해 달려가야 합니다.
이제 우리 평강제일교회는 신령한 봄맞이를 해야 합니다. 신앙의 봄을 향해 마음의 문을 열고 아름다운 새 노래로 찬양합시다. 굳어진 마음에는 결코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의 봄이 오지 않습니다. 그곳은 봄의 소식도 들리지 않고 음침한 사망의 골짜기일 뿐입니다. ‘일어나서 함께 가자’(아 2:10)라는 말씀만을 붙들고, 다 같이 일어나야 합니다. 말씀의 본향을 향해 이제 출발할 때가 됐습니다. 드디어 우리 주님의 부활의 봄이 온 것입니다. 이때는 모든 만물과 생명이 일어나는 때입니다. 앉은뱅이가 일어나 걷고, 38년 된 병자가 자리를 들고 걸어갔던 것처럼, 지금까지 지구를 베개 삼아 꿈쩍 않고 누워 있던 자들을 일으켜 세워 함께 전진해야 합니다. 그래서 봄은 약동의 계절이며, 출발의 계절인 것입니다.
결 론 : 우리는 새나 닭이 ‘운다’고 하지만, 성경은 ‘노래한다’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겨울에는 모든 것이 고통 가운데 울부짖고 있지만, 그 겨울도 지나고 따스한 봄이 오면 만물이 깨어 하나님을 찬양하고 노래하게 됩니다. 이러한 축복의 계절, 그리스도의 사랑이 넘치는 따스한 봄의 축복이 여러분의 가정에 충만하시기를 바랍니다.
[1979. 4월 22일, 주일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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