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24
삼하6:1-11, 대상13:1-14
모세 때 지은 성막 안의 법궤는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함께 하신다는 상징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에 오벧에돔의 집에 법궤가 3개월 동안 있었는데, 하나님께서 오벧에돔과 그 온 집에 복을 주셨습니다(삼하6:11, 대상13:14).
1. 법궤는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장소입니다.
애굽에서 종살이 하던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서 창15:13에 아브라함에게 예언하신대로 430년이 마쳐지는 예정된 시간에 모세의 영도로 출애굽했습니다(출12:40-41). 이후 3개월째에 도착한 시내 광야에서, 하나님의 명령으로 성막을 건축했습니다. 하나님은 성막에서 사용할 모든 기구의 재료와 치수를 계시하셨는데, 그 중 지성소 안의 법궤는 조각목으로 가로 2규빗반, 세로 1규빗반, 높이 1규빗반(1규빗 약 45.6㎝)이 되게 하고 안팎을 정금으로 쌌습니다(출25:10-11). 조각목은 싯딤 나무이며, 여기 ‘싯딤’은 ‘쉬타’에서 파생된 말로 아카시아 나무입니다(신10:3). 또 그 위에 금으로 그룹 둘을 서로 마주보게 만들었는데, 하나님께서 두 그룹 사이에서 이스라엘 자손을 위해 말씀하시겠다고 했습니다(출25:17-22). 법궤가 있는 지성소에는 모세와 대제사장 아론만이 들어갈 수 있었으며, 대제사장은 1년에 대속죄일 하루만 출입하였습니다. 모세가 하나님께 말씀하려 할 때 법궤의 두 그룹 사이에서 그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민7:89). 즉 하나님은 그룹 사이에 좌정하셔서 이스라엘 백성들과 늘 동행하셨습니다(시80:1, 99:1). 법궤는 험난한 광야 노정에서 항상 백성들보다 3일 앞서 행하면서 방향을 제시했을 뿐 아니라, 열 두 지파가 각각 진칠 장소를 정해주셨습니다(민10:33).
이처럼 하나님은 성전에 거하시는데, 보이는 건물 뿐 아니라 믿는 성도 개개인도 성전이 됩니다. 그래서 바울은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성령이 너희 안에 거하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뇨”(고전3:16, 엡2:21-22)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은 말씀 자체이시므로(요1:1), 하나님이 우리 안에 거하신다는 것은 곧 말씀이 내재한다는 뜻으로, 말씀을 듣고 믿고 따를 때, 그 말씀 자체가 우리의 인도자와 보호자가 되어주신다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마4:4), “내 말은 하늘에서 내려온 산 떡이니 먹으면 영생하리라”(요6:49-51)라고 하신 말씀은 바로 그 뜻입니다.
2. 법궤를 잃어버리면 하나님의 영광이 떠나게 됩니다.
모세 때 시내산에서 만들어진 법궤는 약 340여년 후 엘리 사사 때에 아벡 전투에서 블레셋에게 빼앗기고 맙니다(삼상4:11). 첫 싸움에서 군사 4천명 가량이 죽자,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허락도 없이 실로에 있는 하나님의 법궤(언약궤)를 가져왔고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가 법궤와 함께 있었습니다. 그들은 법궤로 인해 당연히 승리할 줄 알았으나, 오히려 3만명이 죽어 대패를 당하고 법궤마저 빼앗겼으며 제사장 홉니와 비느하스가 죽는 설욕을 당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엘리 제사장은 의자에서 자빠져 목이 부러져 죽었으며, 그의 며느리도 아이를 낳다가 죽으면서 두 번이나 “이가봇” 즉 영광이 이스라엘에서 떠났다고 말했습니다(삼상4:12-22). 이후 7개월 만에 법궤가 블레셋에서 돌아와 기럇여아림의 아비나답 집에 있게 됩니다(삼상6:1, 7:1-2).
수 십 년이 지나 사울이 이스라엘의 초대 왕으로 등극했으나 통치 40년 동안 법궤 앞에서 하나님께 묻지 않았습니다(대상13:3, 행13:21). 긴 세월 동안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떠나서 제각각 살았던 것입니다. 습관에 의해 입으로만 하나님을 불렀지, 실생활에는 하나님이 전혀 없는 생활을 함으로, 나라 전체가 어두웠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개인이나 가정, 직장, 사업에서 떠나면 빛이 없는 암흑세계에 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잃어버린 법궤를 찾아 마음 가운데 모셔야 합니다.
3. 오벧에돔의 온 집은 법궤를 모심으로 복을 받았습니다.
사울왕 이후 다윗왕이 헤브론 통치 7년 6개월을 마치고 예루살렘에서 33년간 통치할 때에(삼하2:11, 5:5), 비로소 법궤를 모셔오게 되었습니다. 다윗은 이 일을 위해 천부장과 백부장 곧 모든 장수와 의논하고, 온 이스라엘이 이 일을 선히 여겨 법궤가 있는 바알레유다 곧 기럇여아림에 올라갔습니다(대상13:1-6). 아비나답의 후손인 웃사와 아효가 법궤를 새 수레에 싣고 산에 있는 아비나답의 집에서 나왔는데, 나곤의 타작마당에 이르러 수레를 끌던 소들이 뛰자 웃사가 법궤를 붙들었더니 하나님의 진노로 웃사가 즉사했습니다. 레위 지파 중 고핫 자손이 법궤를 어깨에 메어서 운반해야 한다는 하나님의 법을 어겼기 때문입니다(민4:15). 그 순간 온 족속의 잔치 분위기는 완전히 깨지고, 다윗이 여호와를 두려워하여 예루살렘 다윗성에 메어오지 못하고, 치우쳐 오벧에돔의 집으로 메어갔습니다(삼하6:2-9, 대상13:7-12).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알 것은, 법궤가 머물 장소로 오벧에돔의 집을 선택한 것은 다윗이 아니라 바로 법궤 자신이라는 사실입니다. 삼하6:10, 대상13:13에 ‘치우쳐’라는 단어의 히브리어 ‘나타’는 ‘뻗다, 회피하다, 기울다, 꾸부리다’ 등의 뜻으로 법궤가 수레가 끄는 쪽으로 가려하지 않고, 오벧에돔의 집 쪽으로 기울어 법궤 스스로 방향을 정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법궤가 오벧에돔의 집으로 치우친 것은 사람이 개입할 수 없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입니다. 이스라엘 광야 시대에도 법궤가 3일을 앞서 행하면서 백성들의 쉴 곳을 직접 찾으셨던 것처럼(민10:33), 하나님의 법궤가 오벧에돔 가정의 믿음을 보고 그곳에 머물기를 원하셨던 것입니다.
법궤를 모신 불과 3개월 동안, 하나님께서 오벧에돔의 집과 모든 소유에 큰 복을 주셨고, 이 소문이 다윗왕에게까지 들렸습니다(삼하6:12, 대상13:14). 이에 다윗이 가서 기쁨으로 법궤를 다윗성으로 메어왔는데, 온 이스라엘 족속이 환호하며 나팔을 불었으며 특히 다윗은 여호와 앞에서 힘을 다해 뛰놀며 춤을 추었습니다(삼하6:13-23). 법궤를 모셔오는 순간, 사시시대 때 같은 영적 암흑기를 완전히 종지부 찍고, 이제 왕을 위시한 이스라엘 전체가 법궤를 중심으로 대동단결하여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결론 : 오벧에돔이 법궤를 모심으로 받은 축복은 자자손손 이어져, 그의 후손들은 다윗 때 뿐 아니라 솔로몬이 지은 성전에서도 중요한 직분을 담당했습니다(대상15:18, 26:4-8). 오늘날 우리도 하나님의 말씀을 늘 마음에 모심으로, 각자 하나님의 이름으로 일컬어지는 신령한 법궤가 되는 역사가 있기를 바랍니다(삼하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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