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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2.03.06

본문

요12:1-11

 

   지난 2월 22일 수요일부터 예수께서 걸어가신 고난의 발자취를 기념하는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순절의 첫날은 ‘재의 수요일’로써 카톨릭에서는 자신의 죄를 참회하는 상징으로 머리에 재를 뿌리는 의식을 행합니다(삼하13:19, 겔37:20). 앞으로 부활절까지 40일 동안 우리 각자 자신의 죄를 철두철미하게 회개하여 기쁨의 부활을 맞이해야겠습니다.

 

1. 베다니는 예수님의 생애 가운데 마지막으로 잔치가 벌어진 곳입니다.

   ‘사순절’은 고대 그리스어 ‘테살코스테’(40일간의 기념일)를 번역한 것이고, 영어로는 ‘렌트’(Lent)로 ‘봄’이란 뜻의 고대 앵글로색슨어 Lang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겨울동안 죽은 듯 고요하다가 생명이 움트는 봄과 같이, 예수께서 고통당하시고 십자가에 죽으셨다가 사망권세를 깨뜨리고 부활하신 것에 기인한 것입니다.

   올해 사순절은 2월 22일부터 4월 7일까지 주일을 제외한 40일이고, 부활절은 4월 8일입니다. 성경에서 ‘40’이라는 숫자는 고난과 괴로움, 심판, 하나님을 만나기 위한 정화 기간 등을 상징합니다. 그러므로 사순절은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동참하고 주님의 부활을 기다리되, 회개로 자신을 새롭게 쇄신하는 시기입니다.

   오늘 본문에 베다니에서의 잔치는 예수께서 고난주간에 죽음을 이틀 앞두고 예수님 생애 가운데 마지막으로 참여하신 잔치입니다. 이 땅에서 마지막으로 예수님을 대접한 잔칫집 주인은 바로 문둥이 시몬이었습니다. 모세 율법에 문둥병자는 부정한 자로 취급하여 격리시켰기 때문에(레13장), 요즘도 마찬가지겠지만 문둥병자가 초청한 잔치에 선뜻 나서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문둥이 시몬의 집에 가셔서 그와 대화하고 식사하셨습니다(마26:6). 당시 예수님은 자신이 곧 당하게 될 고난들을 미리 보시는 가운데 마음이 심히 고민되고 민망하신 상황이었는데, 제자들은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른 채 늘상 있던 잔치 중 하나로 여겼습니다. 그때 마리아가 거의 노동자 1년 연봉에 가까운 비싼 향유를 예수님께 붓고 자기 머리털로 그 발을 씻겼습니다(요12:3). 이를 본 제자들이 향유를 허비한다고 분을 내었는데(마26:8), 그 중에서도 가룟 유다는 왜 향유를 300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자들을 돕지 않았느냐고 말했습니다. 이는 가난한 자들을 위함이 아니라, 자신이 돈을 맡은 회계인지라 향유 판 돈을 훔쳐갈 속셈으로 한 말이었습니다(요12:4-6).

   그러나 제자들의 이런 반응에, 예수님은 오히려 한술 더 떠서 “복음이 전파되는 어디서든지 이 여자의 행한 일도 말하라”고 명하셨습니다. 이 여자가 향유를 부은 것은 예수님의 장사를 미리 준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막14:8-9).

 

2. ‘슬픔의 집’베다니도 예수님만 모시면 즐거운 잔칫집으로 바뀝니다.

   예수께서 공생애 3년 동안 예루살렘에 올라오실 때 제일 많이 간 곳이 나사로와 마리아, 마르다 형제가 살고 있는 오늘 본문의 베다니입니다. 베다니는 ‘슬픔과 괴로움의 집’이라는 뜻으로, 예루살렘에서 불과 5리 거리에 있습니다. 예수님은 유월절 엿새 전에 베다니에 오셔서 고난주간 내내 이곳에 머무시면서 낮에 예루살렘 성안에 들어가셨다가 저녁때마다 성 밖으로 나오셨습니다(요12:1, 마21:17, 막11:11, 19). 이때는 예수께서 요11장에서 죽은 지 나흘 된 나사로를 살린 일로 많은 사람이 예수를 믿게 되어, 종교지도자들의 예수 체포령이 발부된 상태였습니다(요11:55-57). 베다니에는 예수님과 죽었다가 살아난 나사로를 보기 위해 유대인의 큰 무리가 몰려들었고, 대제사장들은 시기심이 더하여져 나사로까지 죽이려고 모의했습니다(요12:9-11). 이런 상황에서 베다니 문둥이 시몬이 예수님을 위해 잔치하였는데, 나사로도 예수님과 함께 앉아있었습니다(요12:2).

   성도 여러분, 괴로움과 사망의 집이라 할지라도 예수께서 그곳에 가시면 절망이 소망으로 바뀌어 잔치가 벌어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의 가정과 직장, 사업에도 답답하고 눈물겨운 일이 많이 있지만, 사순절 기간 동안 모두 신령한 베다니가 돼서 예수님이 찾아오시는 부활주일에는 주님을 위해 잔치를 배설하는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은 비록 베다니 잔치 후 며칠 만에 십자가에 돌아가셨지만,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라”고 하신 말씀대로(요11:25-26), 3일 만에 부활하셔서 신령한 몸으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요20:19, 26, 21장). 생명 자체이신 예수님은 언제나 슬픔으로 얼룩진 베다니에 찾아가셔서 모든 눈물을 그치게 해주십니다. 독자가 죽어 슬피 우는 나인성 과부에게 예수께서 “울지 말라” 하시고 “청년아 일어나라”는 말씀 한 마디로 살려주시자, 동네 전체가 순식간에 초상집에서 잔칫집으로 바뀌었습니다(눅7:11-17).

   또한 요9장에 많은 사람에게 무시당하던 날 때부터 소경 된 거지는 예수님을 만나 영육 간에 눈을 뜨고 절망과 어둠의 세계에서 광명의 세계로 삶이 완전히 변화되었습니다. 가난하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조롱하거나 학대하는 것은 하나님을 멸시하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잠14:31, 17:5). 이번 사순절을 통해 과거에 가졌던 그런 마음들을 회개함으로, 불통했던 모든 생활이 출입의 축복, 만사형통의 축복으로 바뀌어 지기를 바랍니다.

 

결론 : 죽은 지 나흘이 되어 썩어서 냄새나던 나사로 같이(요11:39), 오늘날까지 우리의 삶이 하나님 앞에 향기를 토하지 못하는 그런 삶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주시는 말씀을 통해, 사순절이 끝나는 4월 7일까지 철저한 회개로써 준비하여, 4월 8일 부활절에 주님을 모시고 큰 잔치를 벌일 때 전 세계 열방이 소문을 듣고 주 앞에 달려오는 역사가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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